"3대째인 가업을 남한에서도 잇고 싶습니다.
"
북한을 탈출한 의학도가 2005학년도 수시 2학기 모집에서 대구보건대학 물리치료과에 지원했다.
지난해 10월 중국을 경유해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 이철환(38)씨.
그는 함경북도 은덕군에서 인민학교와 고등중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청진의학대학을 나온 북한의 엘리트 의학도. 현재 아내와 8세된 딸과 함께 대구에서 살고 있다.
조부 때부터 계속해 3대째 의술의 길을 걸어온 이씨는 남한에 정착해 있는 수개월간 가업승계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민하다 이번에 보건대 물리치료과에 지원하게 된 것. 이씨보다 3년 먼저 남한에 정착한 동생도 경북대 의대 본과 1학년에 재학 중이어서 그의 집안은 명실공히 남북을 잇는 3대째의 의학도의 집안이 됐다.
불혹의 나이를 목전에 두고 이번에 '외국인 전형'으로 대구보건대학에 지원한 이씨는 왜 물리치료과를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물리치료 분야는 북한 의대 재학시절에도 가장 관심 있었던 분야였다"며 "인간의 건강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중요한 의학의 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대구보건대학에서 물리치료를 공부한 다음에는 4년제 대학에 편입을 하고 대학원까지 진학을 해서 동생과 함께 병원을 개원하는 것이 꿈입니다.
" 이씨는 그것은 가업을 계승하는 일이며 탈북의 한을 푸는 길이기도 하다고 털어놓았다.
이씨의 향학열과 특이한 사연을 접한 대학 측도 그를 도우기로 했다.
정부 보조금으로 학비는커녕 생활비도 어려운 형편인 이씨를 위해 대학 측은 장학금 지원은 물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다양한 배려를 검토하고 있는 것.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해서 가업을 잇고자 하는 탈북 의학도에게 만학의 기회를 주는 것은 학생들에게도 충분한 귀감이 된다는 판단에서이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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