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접근 못 막으면 벌금 1,500만원"

입력 2004-09-04 11:16:52

김응룡 감독 코치진에 엄명

'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고도의 전술.' 삼성 김응룡 감독이 최근 코치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벌금 제도를 신설, 경기 전 배트 게이지에서 타격 훈련하는 선수들 보호에 나섰다.

선수들이 배트 게이지에서 훈련하는 동안 기자들의 지나친 접근으로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김 감독은 타격 코치들에게 기자들의 접근을 막으라고 엄명(?)한 것. 만약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타격 코치들은 벌금 1천5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처럼 강력한 벌금 제도를 만든 것은 훈련 중인 선수들에게 기자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코치들에게 지시했지만 코치들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자 김 감독이 고육책을 내놓은 것.

이 벌금제는 김 감독 특유의 프로야구 감독관인 '교장론'에 따른 것. 김 감독은 "코치와 선수들이 훈련하는 것은 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며 "교장이 수업 시간에 함부로 교실에 들어갈 수 없는 것처럼 훈련 중인 선수들에게 감독인 자신도 코치들은 제치고 직접 지시를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누누히 강조하고 있다.

김 감독은 "마찬가지로 기자들도 선수들에게 접근해 훈련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벌금 제도에 당위성에 대해 역설했다.

이 때문에 3일 현대전에 앞서 배트 게이지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을 지켜보던 타격 코치들은 기자들이 접근하면 "미안하지만 멀리서 지켜봐 달라"며 호소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프로야구계에서는 "페넌트레이스가 막바지로 치달아 피말리는 순위싸움이 계속되면서 팀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김 감독의 고도의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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