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하우스' 제작사, 과연 남는 게 있을까

입력 2004-09-03 08:06:33

KBS 2TV '풀하우스'(극본 민효정, 연출 표민수)가 2일 종영된다. 송혜교·비 주연, '옥탑방 고양이'의 민효정 작가, '거짓말' '바보같은 사랑'의 표민수 PD, 거기에 국내 최대 드라마 외주제작사인 김종학프로덕션이 중국, 태국 등으로 로케이션 촬영을 떠날 만큼 돈과 공을 들여 만든 작품이다.

드라마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풀하우스'는 아테네 올림픽 기간에도 흔들림없이 30%가 훨씬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다.

더욱이 '풀하우스'는 비슷한 시기의 화제작이었던 '파리의 연인'과 달리 간접광고(PPL) 논란에 더럽혀지지 않았다. 트렌디 드라마로서 깔끔한 마무리를 한 셈.

그렇다면 성공한 드라마 '풀하우스'를 제작한 김종학프로덕션은 남는 게 있을까. 아직 정산이 끝나지 않았지만 대답은 'NO'에 가깝다.

김종학프로덕션의 박창식 제작이사는 "KBS에서 요구한 대로 다 했다. 해외 로케이션뿐 아니라 제작발표회에 들어간 비용, 세트장 건립 비용까지 모두 우리가 다 지불했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이어 "PPL이 문제되니 되도록 자제하라는 권고도 받아들였다. 외주제작사의 주요 수입원인 PPL을 포기하고 드라마를 만들어 볼테니 그렇다면 제작사가 어떻게 되나 한번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변했다.

방송법과 제작 현장이 얼마나 괴리가 있는지, 외주정책에 어떤 모순이 있는지 '풀하우스'를 통해 보여주고 싶을 정도로 답답한 마음이라는 것.

KBS는 김종학프로덕션에 회당 9천800만원의 제작비를 지불키로 했다. 그리고 해외 판권수익을 6:4 비율로 나눈다. 물론 '6'은 KBS다.

또 제작사는 8억2천만원을 들여 경기도 옹진군에 '풀하우스'를 지었다. 앞으로 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 결정되지 않았다. '풀하우스2'를 만들지 않는 이상 그냥 부숴야 할 지 모른다.

박 이사는 "제발 법을 만드는 분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좋겠다. 드라마가 엄청난 수출 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는 데도 제작 환경은 더욱 더 열악해지고 있다"고 씁쓸한 현실을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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