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후 학원·고액 쪽집게 과외
'퇴근 후 학원 직행. 오후 7시부터 밤 10시30분까지 헌법, 행정법 등 4과목 수강. 귀가해 다시 밤샘공부.'
경북도청 공무원 박모(45)씨는 요즘 2개월째 고3 수험생보다 더 책을 파고 있다.
주말과 휴일도 반납한 지 오래다.
지방5급 일반 승진시험을 앞두고 경북도와 시.군마다 승진 연한이 다가온 공무원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방공무원 임용령'이 개정돼 지방사무관(5급) 승진의 경우 심사만으로 선발하다 올해부터 지자체별로 최소 50%는 시험으로 선발하도록 제도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오는 11월말쯤 5급 승진시험을 치르기로 하고 최근 '지방5급 일반승진시험 과목'을 공시했다.
이에 따라 승진시험 관련 학원이 호황을 누리고 관련 수험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특히 단기 고액과외까지 등장하는 등 승진시험이 공무원사회의 풍속도를 바꾸면서 시험만으로 승진하던 1995년 이전의 각종 폐단들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구공무원승진학원 박재석 원장은 "인터넷 동영상 강의 등의 영향으로 현재 50명 정도 대구시 및 경북도 공무원들이 수강하고 있다"며 "시험일이 다가오면서 수강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시험이 임박해지면서 다급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족집게'고액과외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시험을 앞둔 한 공무원은 "준비가 늦어 한 과목당 수십만원의 과외를 제의해도 강사가 없다"며 "학원수강 이후 집중 문제풀이반에라도 들어가야겠다"고 말했다.
승진시험 준비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함께 행정공백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학원수강의 경우 20만원의 교재비와 매달 40만원의 수강료(과목당 10만원)를 부담해야 한다.
학원의 경우 최소 4개월 과정이므로 적어도 1인당 2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물리학개론이 필수과목에 포함된 토목직렬의 경우 고민이 더 많다.
학교다닐 때 쳐다보지도 않던 과목이라 혼자 공부하기는 역부족이어서 과외를 받지않을 수 없다는 것.
경북도의 한 담당은 "일을 가장 많이 해야 할 중간층이 승진시험 공부에 매달려 인력 손실이 많다"면서도 "사정을 뻔히 알면서 일을 맡길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했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