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유럽 최고 가을축제'뮌헨 옥토버 페스티벌'

입력 2004-09-01 09:52:01

세계일주 여행을 하면서 유럽의 가을축제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몇 해 전 일이었다.

독일 뮌헨에서 비행기표가 모두 매진되는 바람에 다음 목적지까지 항공편을 구하지 못했다.

이유인즉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축제 중 하나인 '옥토버 페스티벌'이 열리기 때문이었다.

할 수 없이 다음 일정을 잠시 연기하고 축제에 한번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뜻하지 않게 몸소 체험하게 된 축제는 바로 뮌헨 맥주축제. 잔뜩 기대를 안고 뮌헨 시내로 향했다.

어느 지하철역에서 내려야 축제장으로 갈 수 있는지 굳이 알 필요조차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이 하차하는 정거장만 알면 되기 때문이었다.

지엔비제(sienwiese)역에서 내린 사람들은 모두 축제 현장으로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지하철 안에서부터 사람들은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었다.

지하철에서 내리니 엄청난 인파들 때문에 걸음조차 옮기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래도 어느 누구 하나 인상을 쓰거나 짜증내지 않았다.

마음은 벌써 즐거운 축제에 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전 11시. 축제 시작과 함께 퍼레이드가 펼쳐진다는 정보를 듣고 시간을 맞춰 박물관을 구경하고 후다닥 달려갔다.

평상시엔 참 무뚝뚝한 독일 사람들이었지만 그곳에서만큼은 모두 밝고 환한 얼굴들이었다.

놀이기구들과 호프집, 수많은 종류의 매점 등이 예쁘게 장식되어 있었고 모두 전통의상을 입고 나와 춤추며 축제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다.

축제 탓인지 음식값이 평소보다 비쌌지만 우리 입맛에 맞는 전기구이 통닭과 독일 맥주 맛에 불만도 온데간데없었다.

맥주를 먹고 즐기는 축제라 사양하지 않고 기꺼이 동참했다.

많은 독일사람들과 어깨동무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브라보! 여기저기 잔을 마주치고 마시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옥토버 페스티벌을 즐기는 사람들 주변으로 아름다운 밤 기운이 포근히 내려앉았고 축제의 밤은 깊어만 갔다.

이제까지 살면서 그만큼 즐거운 축제는 접해보지 못했다.

이맘때쯤 유럽 각국에서 펼쳐지는 축제나 파티는 그들에겐 오래된 문화이자 생활이었다.

우리도 이런 멋스럽고 신나는 축제를 만들 수는 없을까. 뮌헨의 옥토버 페스티벌을 직접 체험해보면서 우리도 흥겨운 가을축제의 전통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져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찾는 그런 축제 말이다.

조은정.여행칼럼리스트 blog.hanafos.com/eiff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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