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슈현장-교회 신축 '뜨거운 감자'

입력 2004-08-31 15:53:54

"교회 신축, 결사반대입니다.

"

"허가가 나면 예정대로 교회를 지을 겁니다.

"

수성구 범어4동 정화중.고 옆 산비탈에 있는 부지의 교회 신축 문제를 놓고 인근 주민들과 건축주인 교회측 사이에 수개월째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기자가 최근 찾은 교회 신축 예정지 부근에는 인근 아파트 입구마다 '교회 결사반대' 라고 쓰인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이곳의 갈등이 본격화된 것은 수성구청이 지난달 초에 교회건축 행정예고를 내면서부터.

구청에 따르면 신축예정인 교회는 7천800여평 부지에 지상4층, 지하4층 규모로 지난 6월말 구청에 교통영향 신청서가 제출됐다는 것. 교회 신축은 건축법상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 구청 심의를 통과하면 늦어도 오는 10월 내로 최종설계안을 마련, 연내로 공사에 착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대민원에 부딪히면서 구청이 교회측에 건축관련 서류를 추가로 요청하기에 이르렀고, 주민들은 이미 1천여명의 반대서명까지 교회측에 전달한데 이어 집회신고까지 내놓은 상황이다.

인근 아파트의 한 주민은 "교회측은 '일요일 등 특정일에만 교인들이 몰리고 주변 교통흐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 정도 규모의 교회에서는 새벽예배와 수요예배, 부흥회 등 각종 행사까지 열릴 것이 분명하다"며 "하지만 이 지역 도로의 대부분이 좁은 급경사여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유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근 초등학교의 관계자도 "공사기간 동안의 굴착기 소음도 문제지만 학생들이 등하굣길에 복잡한 차량들로 인해 위협받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주민들과 한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교회측은 조만간 교통영향 심의가 통과 되는대로 건축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교회 관계자는 "교회 행사 대부분이 일요일에 열리기 때문에 걱정하는 만큼의 혼잡은 없을 것"이라며 "곧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설명회를 마련할 예정이며, 교회 주변에 공원과 독서실 등 편의시설도 마련해 인근 주민들과 함께 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관할 수성구청은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건축과 관계자는 "건축법상 전혀 문제가 없지만 허가가 날 경우 주민들의 항의가 쏟아질 것"이라며 "서류보완으로 인해 교통영향 심의가 지체된 상황이어서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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