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트-BC카드 파국...'추석 카드대란'

입력 2004-08-31 11:51:50

비씨카드와 이마트간 가맹점 수수료 협상이 타결점을 찾지 못해 1일부터 이마트 이용 고객들이 비씨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측은 비씨카드가 당초 요구한 수수료 인상 방침에 변화가 없을 경우 9월1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비씨카드를 받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혀, 최악의 경우 '추석 카드 대란'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현재 지역 이마트 4개 점에선 점포당 일평균 구매고객 6천여명 중 비씨카드 결제비율이 약 30%대로, 가장 이용율이 높은 카드이다.

이마트측은 지역에서 애초에 9월3일 개점 예정인 반야월점에서만 비씨카드를 받지 않을 방침이었으나 비씨카드와 수수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기존 점포까지 그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수료 분쟁 이후 최근 개점한 경남 양산점과 경기 파주점은 비씨카드를 받지 않지만 소비자들이 여러 장의 카드를 사용해서인지 큰 혼란은 없는 편"이라며 "소비자 불편을 줄이기 위해 매장 입구에서 안내문을 나눠주고 안내 방송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은행 KB카드도 9월부터 가맹점 수수료를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이마트에 통보해, 가맹점 수수료 분쟁이 업계 전체로 번질 우려를 낳고 있다.

이를 두고 지역 유통업계에선 '최대 카드사와 최대 유통업체의 전면전'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카드업계와 가맹점간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관심있게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특히 이미 여러 카드사로부터 가맹점 수수료 인상 협상을 제의받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소매점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여러 카드사에서 수수료 협상안을 내놓았지만 일단 이마트와 비씨카드간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난 후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 지역 백화점 관계자도 "백화점의 카드 수수료는 대형소매점보다 높기 때문에 당장 인상은 없겠지만 이마트가 수수료를 올려준다면 백화점도 곧 영향이 있지 않겠는가"라며 우려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비씨카드 하나만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불편은 물론 수수료를 인상할 경우 그 몫을 결국 소비자이 떠안아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 대구시지회 양순남 사무국장은 "업체들 싸움에 소비자 등만 터지는 꼴"이라며 "한때 이마트에서 비씨카드 사용을 권장하기도 했었는데,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결국 불가피하게 수수료를 인상하게 됐고 따라서 가격도 인상할 수 밖에 없었다는 변명만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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