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ㅍ씨는 지난 금요일 퇴근하면서 들른 동네 슈퍼마켓에서 고민에 빠졌다.
밤에 올림픽 축구경기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려는데 안주로 마른 오징어를 살까 말까 망설여지는 것이다.
얼마 전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는데 오징어에 콜레스테롤이 많다는 말을 들은 기억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의하면 오징어에는 불포화지방이 주성분으로, 오히려 이는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건강과 관련해 혼돈에 휩싸여 있다.
쓰레기 만두 파동, PPA 성분 감기약, 포도주의 심장병 예방 여부, 오징어의 콜레스테롤 함유 논란 등에서처럼 어떤 것이 옳은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가 많다.
특히 최근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연상하게 한다.
예전에는 방문판매나 약국 등에서나 취급하던 것이 병의원, 대형할인점, 인터넷쇼핑몰 등으로 확대되면서 제약회사, 냉동식품회사 등도 제조와 판매에 가세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효과와 효능에 대한 홍보가 치열하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그 말만 다 믿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전문지식이 충분하지 않아 선택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밥 잘 먹고 건강한데 굳이 건강기능식품을 먹어야 할지 고민이다.
건강기능식품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첫째, 우리 나라의 토양이 환경오염으로 인해 비타민과 무기질 등의 함유량이 30~40% 낮아져 식사만으로 충분한 영양소 섭취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둘째, 과다한 음주, 흡연과 스트레스는 비타민C를 포함한 필수 영양소를 파괴해 몸 밖으로부터 보충이 필요하다.
셋째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과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건강기능식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연구에 의하면 운동과 적절한 식품만으로도 성인병의 70%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는 것도 문제이다.
먼저 건강검진을 통해 내 몸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로열젤리는 피로회복과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지만 천식이나 아토피환자는 조심하여야 한다.
그 다음으로 나의 건강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건강식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공인된 기준은 충분하지 않고, 정부에서는 오송생명과학단지와 전북대병원 등 특정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기능성식품의 인체효과를 평가하는 국립평가센터를 향후 2, 3내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다.
민간에서는 대한의사회의 표준처방 마련과 대한약사회의 자체평가센터의 설립 등이 준비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미국이나 서구의 선택기준을 참고할 수밖에 없는데 미국 과학건강협회(ACSH)와 식품의약청(FDA)에서 공식적으로 효과를 인정한 식품은 통귀리, 콩단백질, 식물성 스타놀, 자일리톨과 같은 천연감미료, 오메가-3, 마늘, 칼슘 등이다.
그 외에 수많은 건강관련 식품들이 수백개의 연구기관을 통해 그 효과를 검증 중이며 조만간 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 건강기능식품의 매출액은 전 세계의 0.5% 수준인 10억 달러이다.
물론 우리의 경우 한의학적인 보약, 민간요법 등에서 지출되는 비용이 제외된 것이지만 미국과 선진국들에 비하면 이제 시작단계라 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이제 단순한 보조제의 성격에서 질병을 예방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다.
정부나 민간단체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요구된다.
김석범 MCM 건강의학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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