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아시아 문화중심을 지향하며

입력 2004-08-31 09:10:03

지난 해부터 광주 시민의 큰 담론 중의 하나는 '광주문화수도' 만들기이다.

광주를 문화수도로 만들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공약으로부터 촉발되었다.

지난 해 노 대통령은 전남대 강연에서 '퐁피두센터'와 같은 복합문화센터로서 '국립 광주아시아문화전당'의 건립을 제안하였다.

이어 동년 11월 7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조성 기본 구상이 제시되었다.

이 구상의 실현을 위해 정부 내에 '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회 및 추진기획단이 구성되어 조사, 연구 및 공청회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후 '광주 문화수도' 만들기는 어느 것 하나 확실히 결정된 것도 없지만 많은 담론의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그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광주문화수도 프로젝트는 정치의 논리가 포함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참여정부는 '선택과 집중',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광주.전남지역의 문화적 잠재력을 주목하였다고 본다.

그러나 과거 개발독재시대부터 지속되어 온 호남지역의 경제적 낙후를 '문화'라는 매개고리를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지역민의 소망과 의지가 일정 정도 담겨 있다.

2010년 완공 예정인 '국립 광주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 조성을 위한 핵심사업이다.

아시아 문화전당은 전통과 현대문화가 살아있고, 소리와 미술과 시민정신이 살아 있는 광주, 전남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도심의 역사성으로 인해 광주가 아시아 민주화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보고 아시아 각국의 호혜적 문화, 인권과 평등의 문화, 열린 아시아를 지향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탈식민지와 근대화의 역사, 5.18민주화의 역사가 응축된 전남 도청일대의 도심일원이 아시아문화전당의 의의를 가장 잘 살리는 적지라는 의견이 강하다.

광주시청은 금년에 이미 상무지구라는 신시가지로 옮겼으며, 수년 내에 전남도청이 이전되면 도청을 중심으로 한 금남로 일대의 도심이 공동화되는 것을 극복하려는 지역민의 의지도 담겨 있는 듯하다.

광주, 전남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을 통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얻어 낙후된 지역을 살리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바람은 '민주, 인권, 평화, 대동' 등과 같은 5.18 민주화운동이 추구한 정신과 가치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 조성을 통해 지속, 확대되는 것이다.

흔히 광주의 정체성을 이야기할 때 '예향', '의향', '미향', '문향' 등을 거론한다.

'예향'과 '의향'을 대립적 개념이 아니라 상생적 개념으로 보려고 한다.

1980년 5월의 '고립된 섬'을 경험하면서 민주화운동의 모범사례를 구축한 광주는 저항에서 창조로, 소외에서 소통으로, 고립에서 연대로라는 전환적 자세를 갖추기 시작하였다.

광주 시민사회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에 남북의 통일에 대한 염원, 지역감정과 갈등의 골을 넘어서는 동서통합, 식민지와 개발독재의 경험을 극복하는 아시아의 연대라는 가치를 담으려 하고 있다.

한편 문화중심도시 만들기의 과정자체의 민주성과 투명성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도시개발이 관주도적 성격이 강했다면 광주문화중심도시 만들기는 시민참여 내지 시민주도형이 주요한 테마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문화수도 만들기는 문화를 통해 도시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지역혁신의 모델로 삼아야 할 것이다.

문화예술인뿐 아니라 산업계, 도시개발 등의 학계, 행정, 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지역혁신협의체를 통해 잠재역량을 발휘함으로써 보다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를 맞이한 광주는 이제 100년이란 시간을 내다보고 22세기에도 이어 갈 문화수도 프로젝트를 구상해야 할 것이다.

기성세대의 고착화된 생각에만 집착하지 말고 젊은이들의 무한한 창의성과 감수성에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2010년에 완공될 아시아문화의 전당은 지구시민의식을 갖춘 건강한 청소년들이 그 주역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상점 광주YMCA 사무총장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