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하나 할까? 옛날 옛적에 어떤 소금장수가 소금지게를 지고 소금을 팔러 다니다가 어느 고개 밑에서 잠깐 쉬게 됐어. 마침 그 옆에 무덤이 하나 있었는데, 무심코 무덤 아래를 보니까 사람 정강이뼈처럼 생긴 뼈다귀가 하나 있더래. 소금장수는 그 뼈다귀를 주워서 제 정강이에 대 보기도 하고, 이곳 저곳 만져 보기도 하고, 이러면서 가지고 놀다가 제자리에 갖다 놨어.
그러고 나서 다시 지게를 지고 가는데, 뭔가 자꾸 따라오는 것 같아서 뒤를 딱 돌아다봤더니 어럽쇼, 그 뼈다귀가 자기를 졸졸 따라오네.
"이크, 이게 무슨 변이냐?"
께름칙해서 아주 떼어버리려고 걸음을 빨리 하면 뼈다귀도 빨리 따라오고, 앞세우려고 걸음을 늦추면 뼈다귀도 천천히 따라오고, 아 이런 단 말이야. 이것 참 큰일났지. 가다가 다리가 아파서 쉬면 뼈다귀도 옆에서 쉬고, 날이 저물어 주막에 들어가자면 뼈다귀도 옆에서 자고, 이렇게 한 시도 안 떨어지고 따라다니니 참 기가 막히잖아. 잘나지도 않은 뼈다귀가 내내 자기를 졸졸 따라다니니 무섭기도 하고 성가시기도 하고, 그럴 것 아니야.
그렇게 며칠 동안 뼈다귀를 달고 다니다가, 하루는 어느 마을에 갔더니 마침 한 집에서 잔치가 벌어졌는지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음식을 차려 놓고 떠들썩하게 놀고 있거든. 그걸 보고 소금장수가 좋은 수가 딱 생각이 났어. 그래서 길가에 소금지게를 받쳐 놓고 뼈다귀보고 말했지.
"뼈다귀야, 뼈다귀야. 내가 저 잔칫집에 가서 음식을 얻어 올 테니 너는 여기서 이 소금짐을 지키고 있어라."
그러고 나서 잔칫집으로 갔더니, 아 이번에는 뼈다귀가 안 따라오고 지게 옆에 얌전하게 그냥 있더래. 소금장수는 잔칫집에 가서 노는 척하다가 바로 뒷문으로 빠져서 걸음아 날 살려라고 도망을 쳐서 자기 집으로 돌아왔어.
그러고 나서 몇 해가 지났어. 소금장수는 그 뒤로도 소금을 팔러 여기 저기 돌아다녔는데, 그 뼈다귀가 있던 데는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아서 아주 다른 데로만 다녔어. 그러다가 몇 해가 지난 뒤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뼈다귀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단 말이야. 그래서 한번은 그 자리에 가 봤어.
가 보니 뼈다귀는 간 곳이 없고 폭삭 썩은 소금지게만 남아 있더래. 그런데 그 옆을 보니까 전에 없던 오막살이 초가집이 한 채 있더라지 뭐야. 마침 날도 저물고 해서 그 집에 들어가 하룻밤 자고 가기를 청했더니, 안에서 늙은 할머니가 나와서 자고 가라고 그러더래.
저녁을 얻어먹고 자려고 하는데, 주인 할머니가 자꾸 옛날 이야기를 해 보라고 그러거든. 옛날 이야기 아는 것이 없다고 했더니, 그러면 옛날에 겪은 이야기라도 해 보라고 그런단 말이야. 그래서 몇 해 전에 뼈다귀 만난 이야기를 했지.
"옛날에 뼈다귀가 나를 졸졸 따라다닌 적이 있었지요. 무섭기도 하고 성가시기도 해서 떼어버리려고 이쯤에서 소금지게를 지키라고 하고 나는 도망을 쳤답니다.
그런데 오늘 와 보니 그 뼈다귀가 없네요. 어디를 갔는지……."
그랬더니 그 할머니가 뭐랬는지 알아?
"그게 궁금하니? 내가 바로 그 뼈다귀다!"
하면서 막 달려들더래. 그래서 어떻게 됐느냐고? 그 다음은 나도 몰라.
서정오(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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