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표 '호남 공들이기' 불모지 '희망' 싹틔울까?

입력 2004-08-28 11:08:29

30일까지 구례·곡성서 의원 연찬회

'희망 찾기 성공할까' 한나라당이 28일부터 30일까지 전남 구례·곡성에서 연찬회를 갖는다.

호남 연찬회에 대한 영남 보수성향 의원들의 반감에도 불구, 당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광주와 전남 행을 택한 것은 바로 집권의 희망을 찾기 위한 절박감 때문이었다.

누가 뭐래도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이번 연찬회에 지극 정성을 쏟았다.

2박3일 일정 중 저녁 토론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주민과 접촉하는 행사로 채워 호남과의 '스킨십'에 유난히 신경썼다.

의사출신 의원들(정의화.안명옥.안홍준)은 28일부터 사흘간 곡성군 봉조리 폐교에서 무료 진료를 하거나 28일 저녁 곡성군 주민들을 초청, 의원들이 만든 연극 '환생경제(還生經濟)'를 관람한다.

또 섬진강 걷기 체험행사도 갖는다.

여기에는 '섬진강 따라 걷기'의 저자 신정일씨를 초청, 영.호남을 가르는 섬진강의 의미와 지역간 화합을 되새긴다.

의원들은 도보로 섬진강변을 돈 뒤 농촌마을 체험, 생태체험 학교 개관식에 참가하고 구례 농협연수원에서 여장을 푼다.

그러나 이번 연찬회가 또다른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았다.

과거사 규명과 행정수도 이전, 5.18 광주묘역 방문 등을 두고 계파간, 지역간 이견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당 국가발전연구회(발전연) 소속 의원들이 '친일', '유신' 문제에 대한 당 지도부의 입장 정리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앞서 발전연 소속 김문수(金文洙).이재오(李在五).홍준표(洪準杓).주성영(朱盛英).정종복(鄭鍾福) 의원 등은 2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이 과거사와 관련, 마치 길을 헤매는 듯한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일부 문제가 되는 분들이 있다면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한다.

박 대표는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사퇴하라"고 요구, 논란을 빚었다.

또 30일 광주로 이동, 5·18묘지를 단체 참배하는 문제를 두고서도 연찬회 내내 이견이 줄지 않았다.

심지어 영남권 의원 상당수는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28, 29일 행사만 참여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당 지도부를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당 관계자는 "이번 연찬회의 의미를 순수하게 받아들여 달라"며 "당의 변화를 위해 가슴을 열고 호남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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