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여객기서 폭발물 잔해 발견"
(모스크바 AP.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여객기 2대가 지난 24일 거의 동시에 추
락한 사건은 테러에 의한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자칭 '이슬람불리 여단'(Islambouli Brigade)이라는 무장단체가 27일 러시아의
체첸 탄압을 거론하면서 사건의 배후가 자신들이라고 주장하고 나선데 이어 러시아
이타르 타스 통신 등이 추락 여객기 잔해 속에서 폭발물 잔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
다.
이슬람불리 여단이 체첸을 언급하면서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는 성명을 내고 동
시에 사고 현장에서 폭발물 잔해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옴으로써 러시아 여객기 동
시 추락 사건은 사건 발생 3일만에 러시아와 체첸 관계를 빌미로 한 테러집단의 소
행으로 규정되게 됐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추락 사건 직후 지금까지 가족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
는 S.제비르하노바와 아만타 나가예바 등 체첸 성을 가진 여성 2명의 신원을 알려줄
것을 체첸 정부에 요청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추락 여객기 2대의 탑승객들 가운데 체첸 성을 가
진 사람은 총 4명이며 소치행 Tu-154기에 1명, 볼고그라드행 Tu-134기에 3명이 각각
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제비르하노바의 여권에 기재된 성은 자브라일로바로 시비르항공측은 사건 직후
그녀의 가족들이 나타나지 않아 이미 그녀의 신원 파악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슬람불리 여단이 성명을 게재한 곳은 지금까지 이슬람 무장단체의 입장
을 대변해 온 한 인터넷 웹 사이트였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우리의 무자헤딘들이 신의 가호 속에 체첸 등 부정한 러시
아인들에 의해 고통받는 곳의 이슬람 형제들을 돕고 이들에게 승리를 안겨주기 위한
파상공세의 일환으로 첫 공격을 감행해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파상공세와 첫 공격을 언급한 것은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단체는 또 2대의 러시아 여객기에 각각 5명의 무자헤딘(전사)들이 탑승했으
며 이들 무자헤딘들의 유언장이 곧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자신들이 어떻게 러시
아 여객기 두 대를 거의 동시에 추락시켰는지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
다.
이슬람불리 명의의 성명이 등장한 것은 지난달 파키스탄 총리 지명자 암살 미수
사건 때 '알-카에다의 이슬람불리 여단' 명의의 성명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다.
AP 통신 등이 이슬람불리 성명을 보도한 직후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은 연
방보안국(FSB)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추락한 여객기 잔해 속에서 폭발물의 잔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에 이어 인테르팍스 통신도 FSB 관계자들의 말이라며 추락한 2
대 가운데 1대인 Tu-154기의 잔해 속에서 폭발물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세르게이 이그나첸코 FSB 대변인은 초기 분석 결과 폭발물 잔해는 '헥소젠'(Hex
ogen)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고 또다른 대변인 니콜라이 자하로프도 같은
말을 한 것으로 AP 통신은 보도했다.
헥소젠은 1999년 러시아 주민 약 3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파트 폭파테러 사건
때 사용됐던 폭발물이라고 관리들은 밝히고 있다고 AP는 보도했다.
FSB측은 그러나 이슬람불리라는 단체 명의의 성명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
았다.
또 볼고그라드행 Tu-134기 잔해에서도 폭발물 흔적이 발견됐는지에 대해서도 아
직 알려진 것이 없다.
또 이타르-타스는 이날 소치로 가다 로스토프에서 추락한 Tu-145기에서 나온 위
험 신호는 '공중납치'를 알리는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FSB는 이 신호가 공중납치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조난 상황을 알리기 위
한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러시아 정부측은 여객기 2대가 거의 동시에 추락해 승객 89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특별히 테러로 규정할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며 이를 테러에 의한 것으로 규
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26일 체첸 지역을 담당하는 러시아 대통령 특사인 블라디미르 야코블레
프가 처음으로 이 사건이 테러에 의한 사건일 수 있다고 언급했고 하루 뒤인 이날
이슬람불리라는 단체의 성명이 나오고 비행기 잔해에서 폭발물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이슬람불리는 성명에서 체첸 게릴라들이 사건에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해서
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체첸 반군들이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있었고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건이 체첸 대통령선거 닷새 전에 발생한데 대
해 체첸 게릴라들의 소행일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또 추락한 비행기 2대 가운데 1대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진 폭발물 헥소젠이
사용됐다는 1999년 러시아 아파트 폭파테러 사건도 체첸 게릴라들의 소행이라고 러
시아 정부는 주장해왔다.
이슬람불리 여단은 1981년 카이로에서 군사퍼레이드를 벌이던 안와르 사다트 당
시 이집트 대통령을 암살했던 그룹의 지도자로 알려진 칼리드 이슬람 불리가 이끌고
있다고 관계국 정보 당국은 밝히고 있다.
(사진)러시아 군인들이 25일 모스크바 남쪽 160km 툴라 지방에 추락한 Tu-134
여객기의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