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다시 새로운 시작

입력 2004-08-28 09:09:44

한 달간의 방학이 끝나고, 이제 곧 개학을 맞이합니다.

많은 사람이 선생님들은 좋겠다고 말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방학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방학을 긴 휴가로 생각하시기 때문일 겁니다.

어떤 면에서는 틀린 생각도 아닙니다만 제가 진짜 방학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학기말이 되면 에너지가 확 줄어듦을 느낍니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아이들과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는 활동이다보니 7월이나 12월이 되면 극심한 체력 저하와 의욕의 상실을 느끼곤 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선생님들에게 방학은 필요한 존재입니다.

학기 중에 부족했던 것들을 다시 준비할 수도 있고, 체력도 보충하고, 다음 학기를 위한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기 중에 공부로 인해 받은 스트레스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날 수도 있고, 새로운 것들을 담기 위해 비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긴 방학을 통해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배울 준비와 가르칠 준비를 합니다.

교실 속에서 아이들과 선생님은 서로에게서 배우고, 서로를 가르칩니다.

저의 경우 오히려 3년 동안 아이들이 저를 가르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배우고 가르친다는 것은 단순한 지식의 오고 감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과서에 있는 글자 한 자, 수학 공식을 하나 암기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과 사랑과 존중과 함께함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제 가슴 한 가득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다시 새로운 시작을 기다립니다.

새 학기에는 어떤 배움과 가르침이 아이들과 저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박준형 두류초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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