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8월 25일 일제 치하, 동아일보에 8월 10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의 기사가 사진과 함께 실렸다.
그러나 무언가 이상한 점이 있었으니, 손 선수의 오른쪽 가슴팍에 일장기가 아닌 태극무늬가 새겨져 있었던 것. 이른바 '일장기 말소 사건'이다.
이는 사회부 체육담당 이길용 기자가 이상범 화백과 함께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사건이 발생하자 일제는 자매지 신동아와 함께 동아일보에 무기한 정간이라는 극약 처분을 내렸다.
사건을 주도했던 이길용 기자와 이상범 화백 등 8명이 구속됐고, 이들은 40여일 간의 고초를 겪은 끝에 다시는 언론기관에 종사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고서야 풀려났다.
사정은 이러했다.
이길용 기자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던 조선중앙일보의 체육부 유해붕 기자와 술을 마시던 중, 유 기자로부터 같은 사건에 대해 얘기를 들었던 것. 조선중앙일보는 손기정 선수의 수상 3일 뒤인 13일 이미 일장기를 지운 채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자극받은 이길용 기자가 동아일보에서 똑같이 실행했던 것이다.
조선중앙일보에 비해 12일이나 늦은 시점이었다.
서슬 퍼런 일본 제국의 무력 지배 아래서 소극적이나마 지식인들이 펼칠 수 있었던 '자주 대한'의 염원을 담은 강단이었다.
▲1900년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 사망 ▲1921년 미국.독일.오스트리아 강화조약 조인 ▲1948년 북한, 총선거 실시 ▲1994년 박홍 서강대 총장, '주사파' 발언 파문
조문호기자 news119@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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