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태권전사 본격 금 사냥

입력 2004-08-24 14:02:01

아테네올림픽 한국 선수단에 막판 무더기 금맥을 캐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국기' 태권도가 26일 팔리로스포츠센터에서 드디어 막을 올린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는 남녀 각 4체급씩 8개의 금메달이 걸려있고 26일부터 폐막일인 29일까지 매일 남녀 각 1개 체급씩 금메달의 주인을 가린다.

5대륙 60개국 124명의 선수들이 체급당 15, 16명씩 출전해 4번을 연달아 이기면 금메달을 따내지만 정상에 오르기가 그렇게 녹록하지는 않다.

60개국이 참가한 데서 알 수 있듯이 각국이 태권도를 단기간의 투자로 메달권에 근접할 수 있는 '전략종목'으로 육성해왔기 때문.

여기다 한국이 종주국이기는 하지만 심판진(24명)에는 단 1명만 포함됐고 유럽세의 견제가 어느 대회보다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코리언 태권전사들의 금 사냥 전략은 27일 여자 57㎏급 장지원(삼성에스원), 남자 68㎏급 송명섭(경희대)의 동반 출격으로 포문을 열고 28일 여자 67㎏급의 막내 황경선(서울체고)이 금맥의 다리를 놓은 다음 29일 남자 80㎏이상급의 맏형 문대성(삼성에스원)이 피날레를 장식한다는 것.

실력이나 심판 판정에서 모두 유럽세의 견제가 만만찮지만 올림픽 금메달보다 더 어렵다는 국내 선발전 '바늘구멍'을 3차에 걸쳐 뚫고 올라온 최정예 멤버들이라 최소한 2개의 금메달을 건져올리고 최상의 경우 금 4개 싹쓸이까지 노려볼만 하다.

그동안 태권전사들은 바르셀로나올림픽 선수촌에서 유럽 강호인 스페인 선수들과 실전과 다름없는 예행연습을 해 실전감각을 몸에 익혔다.

4명 모두 금메달 후보로 꼽을 수 있지만 맏형 문대성이 가장 듬직하다.

시드니올림픽에서 출전권을 김경훈에 넘겨준 한을 품고 있는 문대성은 파스칼 젠틸(프랑스) 등 2m대 장신의 강호들이 많지만 거리만 주지 않으면 승산은 충분하다.

지난해 한번 무릎을 꿇었던 아사라 자카리아(덴마크)를 상대하더라도 두번 실수는 없다는 각오.

장지원도 동급에서 대부분 이겨본 상대들이 라이벌이라 자신감이 충만하고 '받아차기의 명수' 송명섭도 포인트 전략에서는 유럽파보다 한수 위다.

'겁없는 10대' 황경선은 국제무대 경험이 거의 없지만 동급 세계챔피언 김연지(삼성에스원)가 상대방 장단점을 달달 외울 정도로 '정보 훈수'를 해줘 전력 파악은 이미 끝났다.

김세혁 태권도대표팀 감독은 "전체급 석권이라는 목표를 한번도 마음 속에서 지워본 적이 없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