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체성 갈등이 연찬회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오는 28일부터 2박3일간 전남 곡성.구례에서 열리는 의원 연찬회에 대해 영남권 비주류 의원이 "뭣하러 가느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나섰기 때문. 여기다 당 지도부가 연찬회 마지막 일정으로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참배키로 결정하자 감정의 골이 더욱 패였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영남출신 이상배(李相培) 의원 등은 호남 연찬회를 조목조목 따지며 지도부를 거세게 몰아세웠다.
먼저 이방호(李方鎬) 의원은 "지금까지 견지해온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종합해보면 당 대표가 5.18 묘역에 참배하는 것은 그런대로 수용이 되나 의원 전체가 참배하는 문제는 의원총회에서 걸러져야 한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5·18이 법적으론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됐지만, 정서적으론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거들었다.
지역 출신 안택수(安澤秀).박종근(朴鍾根).이상배 의원도 가세했다.
안 의원은 "싫다는 사람에게 짝사랑 노래나 부를 때가 아니다.
국가위기 상황에서 섬진강 산책을 하자니, 춘삼월 호시절의 발상"이라고 쏘아붙였고 이상배 의원도 "서울에서 하면 될 걸, 공연히 반쪽 연찬회 만들지 말라"고 했다.
박종근 의원은 아예 "미래연대(남경필.원희룡.정병국 등 소장파 그룹) 세력이 한나라당을 접수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자 '남원정'의 한 사람인 원희룡(元喜龍) 의원이 나서 "역사적 상처에 먼저 다가가 끌어안지 않으려면 지역 정당임을 선언하고 주저앉는 게 낫다"고 맞섰다.
정병국(鄭柄國) 의원도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집권 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영남 비주류 의원들을 향해 소장파 의원들의 공격이 이어지자 이방호 의원이 "당에 위계가 있는데 완장부대 혁명하듯 하지 말라"고 발끈, 의총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광주 민주화 사태는 우리가 민주혁명으로 사실상 국회가 이미 성격규정을 했고, 그 묘소를 국립묘지로 지정했다는 것을 참고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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