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금메달 유승민 가족들 표정

입력 2004-08-23 22:08:12

"승민아! 장하다! 너무 고마워! "

23일 오후 8시 45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유승민(22) 선수가 금메달을 딴 순간 인천 강화도에 위치한 유 선수 집은 가족과 이웃의 환호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

강화군 하점면 단층 한옥 마당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유 선수 부모, 이웃 등 60여명은 중국 왕하오와의 결승전이 유 선수의 승리로 끝나자 너나 할 것 없이 부둥켜 안고 기쁨을 함께 했다.

마당이 좁아 담 너머에서 경기를 보다 승전보를 접한 동네 어른들도 '동네에서 큰 경사가 났다'며 자신들 일처럼 기뻐했다.

경기 내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유씨 부부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서로 얼싸안고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뚝뚝 흘렸다.

어머니 황감순(48)씨는 "오늘 오후 3시께 승민이와 통화했을 때 '컨디션이 좋다'는 말을 듣고 금메달을 딸 줄 알았다"며 "동네 어른들을 모시고 잔치를 벌여 기쁨을 나눠야겠다"고 말했다.

아버지 유우형(50)씨도 "어린 나이에 너무도 침착하게 잘 싸워줘서 대견하기만 하다"며 "집에 오면 승민이가 해 달라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승민의 금메달이 확정될 때까지는 경기 초반부터 긴장의 연속이었다.

경기 1시간여전부터 15평 남짓한 마당에 모여든 유씨 부부와 이웃들은 '유승민 파이팅'을 함께 외치며 열띤 응원을 벌여 아테네 경기장 못지 않은 열기를 자아 냈지만 중국 왕하오의 강력한 스매싱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앞서가던 5세트를 내 주고 6세트 초반에도 박빙의 승부를 이어 가자 유씨 부부와 이웃들의 긴장은 더했다.

하지만 유 선수가 한 점 한 점 착실히 점수를 쌓아 나가며 승기를 잡자 '잘한다', '그렇지'라는 탄성이 곳곳에서 나왔고 드디어 경기를 승리로 이끌자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앉은 자리에서 뛰쳐 올라 덩실덩실 뛰며 기뻐했다.

외아들인 유 선수는 부천 오정초교, 내동중학교, 포천동남고를 졸업, 삼성생명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으며, 시드니올림픽 남자복식 4위에 이어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