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아테네-108년만에 첫 금, 칠레 축제 한마당

입력 2004-08-23 14:35:10

◈남자테니스 복식조서 따내

칠레의 니콜라스 마수-페르난도 곤살레스 남자테니스 복식조가 22일 조국에 올림픽 출전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기자 나라 전역이 축제의 도가니에 빠졌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중심가의 광장에서 대형스크린으로 가슴졸이며 경기를 지켜보던 8천여명의 칠레인들은 마수-곤살레스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 서로 얼싸안고 춤을 추며 108년 동안 쌓인 금메달의 한을 마음껏 풀었다.

리카르도 라고스 칠레대통령은 "올림픽 시상대에 칠레 국가가 처음으로 울려퍼진 영광의 순간이다.

그들은 칠레의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마수는 23일 열린 단식 결승에서 마디 피쉬(미국)을 상대로 2관왕에 올라 칠레는 또 한번의 축제무드에 빠졌다.

◈9.11 영웅 리드, 조정 우승

9'11 테러 당시 소방대원으로 활약했던 제이슨 리드(미국)가 22일 아테네올림픽 조정 에이트에 출전해 미국에 40년만에 이 종목 금메달을 안겼다.

9'11 당시 폐허가 된 세계무역센터 테러 현장에서 1주일 동안 수색 작업을 벌였던 리드는 8명이 한 팀으로 구성된 에이트 결승에서 5분42.44초를 끊어 네덜란드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 뉴저지 소방대 소속인 리드는 "당시 폐허가 된 테러 현장에서 함께 수색 작업을 벌였던 동료 소방대원들이 무엇보다 승리를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조정 에이트에서 지금까지 11차례 금메달을 땄지만 64년 도쿄올림픽 금메달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우승하지 못해 기쁨이 두배가 됐다.

◈메달 박탈 삼파니스 "반납 안해"

금지약물 양성 반응으로 아테네올림픽 첫 메달 박탈자가 된 그리스 역도 선수 레오니다스 삼파니스가 "메달을 반납하지 않겠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삼파니스는 22일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메달은 내 것"이라며 "반납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삼파니스는 "그리스 국민과 신(神), 그리고 내 아이들을 걸고 맹세컨대 결코 약물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역도 남자 62㎏급에서 동메달을 딴 삼파니스는 경기가 끝난 뒤 실시한 약물검사 결과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돼 메달이 박탈됐다.

◈그리스정부, 올림픽 성공 '자화자찬'

약물 스캔들과 안전문제, 일부 종목을 제외한 썰렁한 관중석 등으로 저평가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이 아테네올림픽을 "예전에 없던 성공적인 올림픽"이라고 '꿋꿋하게' 자화자찬.

대회를 준비한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22일 "여러 문제가 지적되고 있지만 올림픽은 희망했던 것보다 더 좋아지고 있다"며 "개막식은 아무런 차질없이 성공리에 치러졌고 교통체증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회 조직위 집행부의 핵심인사인 사이프로스 카프랄로스는 "환상적인 TV 중계화면을 전세계에 내보내 시청률이 오르고 있다"며 "테러, 경기장 준비 미비 등 여러 적대적인 내외신의 보도를 이겨내야만 했다"고 언론에 화살을 돌리기도.

대회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텅 비어 있는 관중석에 대해 카프랄로스는 "그리스 국민이 여름 바캉스에서 돌아오면 점점 가득 차게 될 것"이라고 자신.

◈홍콩, 첫 메달에 '환호성'

홍콩이 탁구 남자 복식에서 아테네올림픽 첫 메달이자 올림픽 참가 사상 두번째 메달을 따자 홍콩 언론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홍콩의 리칭-고라이착 조는 이날 중국에 이어 은메달을 땄는데 홍콩 언론은 이들의 사진을 '대문짝만 하게' 싣고 '홍콩의 자존심'이라고 추켜세웠다.

홍콩의 한 기차회사는 이들에게 1년 무료승차권을 줄 예정인데, 홍콩은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요트에서 리라이샨이 금메달을 획득,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땄으며 이날 메달은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래 올림픽 첫 메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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