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젠 컴퓨터 도사'성주 도흥리 농민들

입력 2004-08-23 08:57:15

"대학생 봉사단이 너무 친절하고 상세하게 가르쳐 줘서 컴퓨터에 자신이 생겼습니다.

이젠 인터넷으로 전화요금을 결제하고, 컴퓨터 프로그램도 짤 수 있을 정도입니다.

"

20일 성주군 선남면 도흥리 정보화마을에서 경북대 배재효(24.전자전기공학부 2년)씨에게서 컴퓨터 정보교육을 받은 주민 정인순(55.여)씨는 진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봉사단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참외 전자상거래로 컴퓨터가 낯설지 않은 정씨는 "평소 인터넷으로 전화요금 납부하는 방법과 프로그램을 짜는 방법을 몰라 궁금했는데 이번 기회에 학생들이 정성껏 도와줘 해결됐다"며 "공판장에 납품한 참외 거래가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이용 방법도 배웠다"고 환하게 웃었다.

경북대 정보통신 관련학과 학생 10여명으로 구성된 '농촌 IT(정보통신)봉사단'은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도흥리 정보센터에서 성주군민을 대상으로 컴퓨터교육을 실시했다.

초전.월항면과 선남면 주민 100여명도 봉사단으로부터 컴퓨터 정보교육과 각 가정에 있는 컴퓨터 정비를 받았다.

경북대 컴퓨터동아리 '마이컴'(Micom) 회원인 이들은 학교에서 배운 정보 전문지식을 알려주기 위해 농촌 자원봉사를 자청했다.

도흥리 주민 김호현(38)씨는 "주민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대학생들이 직접 음식을 준비해 와서 잠자리만 제공했다"며 "대신 참외는 열심히 대접했다"고 웃었다.

봉사단 김동욱(20.컴퓨터학부 1년)씨는 "컴퓨터에 대한 농민들의 관심과 배우려는 열의에 놀랐다"며 "워낙 열심히 배우다보니 가르치는 게 재밌었고,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김민종(21.기계공학부 2년)씨도 "실명으로 생산농가를 표기하고 친환경 재배 및 유통 전과정을 컴퓨터에 올리는 '농산물 이력제'를 보며 주먹구구식이 아닌 변화하는 농촌을 실감했다"고 평했다.

성주.강병서기자 kbs@imaeil.com사진: 성주군 선남면 도흥리 정보센터에서 경북대 컴퓨터동아리 봉사단 배재효(왼쪽)씨가 주민 정인순씨에게 컴퓨터 교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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