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노사 양측 인터뷰-이원준 노조위원장

입력 2004-08-20 14:48:12

"대구시 책임있는 자세 보여라"

시민들에게 너무 송구스러워 드릴 말씀이 없다.

대구시가 중재안을 내놓았다고는 하지만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데다 책임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공사도 기존 입장을 강경하게 고수하고 있는데다 이번 기회에 노조를 길들이겠다고 작정하고 있어 파업이 길어지고 있다.

시의 중재안에 대해 큰 틀에서는 동의하지만 노사 협상을 통해 구체화시켜야 할 부분이 많다.

그러나 사측이 주5일 관련 인력충원과 휴무일수 등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의 여지가 없는 실정이다.

시와 노동청이 다른 도시의 지하철과 비슷한 수준을 제의하는데도 공사는 기존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사측은 이미 1, 2호선 통합 정원과 1호선 인력 감축 등 계획을 세우고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주5일 근무제 시행에 필요한 인력을 채용, 1호선에 먼저 적용시킬 수 있는데도 내년 9월 2호선 개통 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시행하자고 한다.

주5일 관련 인력을 충원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결국 주5일제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얘기인 것이다

이에 대한 수당 보전 등을 얘기하지만 의미가 없다.

안 그래도 돈 많이 받는다고 오해받고 있는데….

조합원들은 임금보다 주5일제 시행에 따른 휴무일수를 보장받아 실질적인 근로조건 향상을 원하고 있다.

1호선에서 먼저 제대로 된 주5일제를 시행해야 한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연내 충원해서 내년 1월부터라도 시행해야 한다.

1호선에서 증원하지 못하면 2호선에서도 적용받기 힘들어진다.

내용없는 교섭은 무의미하다.

여론에 떠밀려 밤새 입씨름만 하는 교섭은 지양돼야 한다.

진전된 안을 가지고 합의에 이를 수 있는 교섭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대구시가 보다 책임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

공사도 노조를 부정하거나 길들이려는 의도를 접고 진지하게 대화에 임해야 한다.

이럴 경우 노조도 신축적인 자세로 교섭에 나설 것이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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