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신기남(辛基南) 의장 사퇴 파문을 '과거사 청산 드라이브'로 정면돌파할 움직임이다.
신 의장이 사퇴로 마무리한 만큼 과거사 청산의 주도권을 쥐었다는 자신감도 여권에서 감지되고 있다.
우리당 한 관계자는 18일 "과거사의 체계적인 진상 규명을 위해 (가칭) 과거사 관련 기본법 제정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략 15개인 과거사 관련 법안이 이미 국회를 통과해 시행 중이거나 일부는 제.개정안 형태로 제출돼 있다"며 "이들 법안의 통합관리란 차원에서 연기금관리기본법처럼 모법(母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본법은 과거사 규명 범위를 △일제강점기 이전 △일제강점기 △광복 후 등 3가지로 분류하고 과거사 관련 법안들의 목적이 보상과 처벌보다 국민통합과 화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포괄적인 진실 규명에 있다는 점을 명시할 예정이다.
'과거사진상규명을 위한 태스크포스'의 원혜영(元惠榮) 단장도 "일제 강점기를 포함해 과거에 대해 정확하고 일관된 기준을 갖고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당은 이달 중 기본법안을 마련해 내달 정기국회 때 제출하되 여권이 추진 중인 국회 내 과거사진상규명 특위가 한나라당의 반대에 의해 구성되지 않더라도 독자적인 입법 절차를 밟아나가기로 했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이날 태스크포스 첫 회의에 참석, "과거를 바로세우지 않으면 미래역사도 바르게 창조할 수 없기에 과거사 정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의장도 19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과거사를 반드시 규명해 나 같은 이가 또 없었으면 한다"고 밝혀 힘을 실었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과거사 진상규명의 초점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맞춰져 박근혜(朴槿惠)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17대 첫 정기국회가 '과거사 정국'으로 흐를 가능성을 엿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사진: 열린우리당 신기남 당의장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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