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움을 어떻게 표시해야 할지...'
주부 권영주(47.남구 봉덕동)씨는 지난달 19일 오전 지갑을 잃어버린 것을 알고 크게 당황했다. 지갑 안에는 친정할머니(86)와 시어머니(79) 등 7명에 이르는 대식구의 한달 생활비 200만원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기 때문.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위해 다니던 대구시내 모 학원에서 지갑을 잃어버린 권씨는 "지갑이 사라진 것을 알고는 앞이 캄캄해졌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되뇌였다. 1시간여 동안 지갑을 찾아 헤매던 권씨는 학원에서 지갑을 보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단숨에 달려갔다.
알고보니 학원이 입주해 있는 빌딩의 경비원 박태석(73.서구 평리동)씨가 지갑을 주워 수강증을 확인하고 학원에 되돌려 준 것이었다. 지갑을 찾은 뒤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박씨에게 전화를 건 권씨는 돌아온 대답에 지갑을 찾은 기쁨 이상의 '감동'을 받았다.
박씨가 '당연히 할 일을 했다'며 답례는 물론 자신의 이름조차 밝히기를 꺼려했기 때문. 결국 얼마 뒤 빌딩 관리실을 서둘러 찾아가 수소문 끝에 박씨를 만난 권씨는 거듭 고마운 마음을 전하려 했다. 그러나 경비원 박씨의멋적은 웃음에 제대로 답례도 하지 못한 채 그냥 되돌아 서야만 했다고 했다.
권씨는 "잃어버린 지갑을 찾은 것도 너무 기쁘지만 박씨 할아버지의 마음 씀씀이가 더 고맙다"며 "세상이 참으로 무섭고 각박하다고 하지만 이런 분이 있기에 세상이 좀 더 밝아지는 것 아니겠냐"며 마음속 깊은 감사를 전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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