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앞두고 대구·경북 로비 경쟁

입력 2004-08-18 10:26:24

관계자들 서울 나들이 '부쩍'

대구시와 경북도 관계자들의 서울 나들이가 부쩍 잦아지고 있다. 예산을 확정하는 9월 정기 국회를 임박한데다 국가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구와 포항 연구개발(R&D) 특구 지정 등 발등에 떨어진 현안이 산적해서다. 경남도가 여야 의원 보좌진들을 대상으로 17일 현안설명회를 갖고, 20일 의원들을 대상으로 현안을 설명한다는 소식에 자극받은 측면도 없지 않다는 풀이다.

대구시 문영수 기획관리실장은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동남권 중추관리도시 육성을 위한 지역 구상'을 브리핑했다. △대구테크노폴리스 조성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 설립 등이 시급히 추진돼야 할 현안이라고 설명했다. 문 실장은 이어 국회 의원회관을 돌며 여야 의원들의 협조를 구했다.

경북도 주낙영 경제통상실장은 한전,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 중소기업진흥공단, 산업연구원을 돌며 해당 공공기관의 경북행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경북에 이전할 경우 지원내역도 설명했다. 주 실장은 "공공기관 이전을 위해 전 국장들이 소관부서별로 서울에서 뛰고 있다"며 "과장들도 역할을 분담해 서울에 올라가 활동하는 등 공공기관 이전에 경북의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이의근(李義根) 경북지사는 이에 앞선 16일 공공기관 이전을 총지휘하는 성경륭(成炅隆)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만났다. 이 지사는 "공공기관의 산술적인 시도별 균등 배분은 비합리적"이라는 새로운 의견을 제시했다. 면적과 인구 등을 포함한 시도세를 감안해 가중 배분해야 합리적이란 논리였다.

그러나 국가 공공기관 이전과 R&D특구 등 대구와 경북의 현안이 상당 부분 중첩돼 정치권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전략적인 측면에서라도 대구와 경북이 만나 조정할 필요성이 있으나 서로 외면하고 있다.

대구시 문 실장은 "대구와 경북은 만나서 얘기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알아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있다"며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북도 주 실장은 "포항R&D특구를 오래 전부터 추진해왔는데 느닷없이 대구R&D특구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경북이 대구가 하려는 일에 끼어든게 아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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