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남달라 "역시 혈육"
"말은 못하지만 친오빠라는 것을 아는 것 같아요."
16일 오후 대구 남구 봉덕2동 대구아동복지센터. 2층의 방에 아기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는 가운데 뽀얀 피부의 재현(3.가명)이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출입문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한 선생님이 상미(1.여.가명)를 안고 들어서자 재현이가 손짓을 하며 선생님을 잡아당겼다.
눈앞에 자신을 꼭닮은 상미가 다가오자 재현이는 뚫어지게 쳐다봤고, 상미도 재현이에게 안기려는 듯 몸을 움직였다.
이들은 출생 직후 서로 다른 곳에 버려진 채 발견됐는데 이곳 아동복지센터에서 9개월 동안 같이 생활하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모르다가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DNA검사에서 친남매인 것으로 밝혀진 것.
재현이는 출생 직후인 지난 2001년 9월 대구 달성군 논공읍의 한 주택가 문앞에서, 상미는 지난해 11월 달서구 본리동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버려져 아동복지센터의 보호를 받아왔다.
이곳 직원들은 상미를 돌보면서 외모와 습관이 재현이와 너무 흡사해 왠지모를 감이 느껴졌다고 했다.
앞머리 부분의 가마와 혀를 마는 버릇이 같고, 상미의 얼굴도 자랄수록 재현이를 닮아가 둘이 피를 나눈 사이라고 느낄 정도였다는 것.
때마침 경찰이 DNA를 활용한 미아찾기에 나서자 아동복지센터는 두 아기의 혈육관계 여부를 밝혀줄 것을 지난 7월 경찰에 의뢰, '친남매 관계가 인정된다'고 최근 확인받았다.
송금선 사회복지사는 "요즘 둘 사이가 남매임을 알도록 해주려고 하고 있는데 재현이는 어렴풋이나마 상미를 동생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하지만 다음달 말이면 재현이는 만 3세이상의 아동.어린이를 보호하는 다른 시설로 옮겨야 해 또 다른 이별이 있을까봐 마음아프다"고 말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사진: 각자 출생 직후 버려져 대구아동복지센터를 찾게 된 두 아기가 최근 DNA 검사를 통해 친남매임이 확인됐다. 왼쪽이 오빠.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정숙 소환 왜 안 했나" 묻자... 경찰의 답은
"악수도 안 하겠다"던 정청래, 국힘 전대에 '축하난' 눈길
李대통령 지지율 2주 만에 8%p 하락…'특별사면' 부정평가 54%
한문희 코레일 사장, 청도 열차사고 책임지고 사의 표명
국회 법사위원장 6선 추미애 선출…"사법개혁 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