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에너지 절약..."마른수건도 짠다"

입력 2004-08-17 12:07:18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멈추지 않으면서 에너지 위기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절약'이 기업 경영의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은 마른 수건 짜는식의 에너지 절약 시책과 대체연료 연구는 물론, 고유가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보고 절약효과가 있다고 판단된 경우 에너지 절감을 위한 투자도 꺼리지 않고 있다.

◇투자해야 아낀다

차부품업체인 동원금속공업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있는 기름값과 관련, 장기적으로 물류비용이 커다란 부담이 된다고 판단, 지난달 완성차업체 부근에 공장 한 곳을 아예 사들였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GM대우차 창원공장에 납품하는 부품을 경산공장에서 제조, 창원공장까지 운송했으나 기름값인상 등을 고려해 지난달 김해에 있는 태양산업이라는 차부품업체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물류비용을 절감키로 한 것.

이 회사 관계자는 "신규 공장 인수자금에다 설비 설치까지 20억원 이상이 들지만 경산에서 창원까지 이송비용보다는 장기적으로 싸게 먹힌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델파이는 전기구마다 안정기를 설치, 전기는 적게 먹고 오히려 밝기는 좋아지는 효과를 거두는 한편 모터마다 인버터를 설치, 종전의 절반이상 전기를 아끼고 있다.

김영귀 시설팀 대리는 "모터는 기계 특성상 최초 기동할 때 정격전류의 7.5배까지 전력을 잡아먹는데 인버터를 설치하면 절전효과가 뛰어나다"며 "경유보일러도 LNG보일러로 바꾸는 등 절약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섬유업체인 (주)성안은 다림질기계 등 고온(160~210℃)의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기계마다 열회수장치를 장착, 올해 2억원 이상의 에너지 절감을 예상하고 있다.

◇대체연료를 찾아라

대부분 업체에서 보일러를 사용하는 대구.경북지역 섬유업계는 쓰레기매립가스, 폐목재 등 대체연료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도시가스가 올 초 '방천리 위생매립장 매립가스' 개발에 착수, 내년 상반기 중 연간 4천600만㎥의 LFG 공급 라인 공사를 끝낼 계획으로 있어 비산염색공단내 10여개 업체들부터 연료 대체를 시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스 가격이 벙커C유 가격과 큰 차이는 없지만 벙커C유의 경우, 공해저감장치 및 이를 돌릴 인력 등이 필요해 LFG를 쓰면 상당한 원가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서대구공단내 100여개 섬유업체들은 자체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시도하고 있다. 벙커C유 또는 도시가스에 의존해온 업체들은 연료비부담이 적은 폐목재를 발전소 동력으로 활용할 경우 에너지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른수건도 짠다

삼립산업은 물류비 절감을 위해 화물 운송시 적재효율을 최대한 높이고 있다. 서로 다른 제품모양이지만 규격을 일일히 측정, 화물칸의 빈공간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쓰고 있는 것.

천일태 판매팀장은 "예전엔 적재의 과학화에 소홀한 감이 없지않았지만 이젠 한 치의 공간도 남기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적재량증대에 나서고 있다"며 "경유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작은 것부터 돌아봐야한다"고 했다.

홈플러스 칠곡점은 지하주차장을 5개 구역으로 나눠 부분적으로만 불을 켜고 있다. 24시간 매장운영을 하는 홈플러스 성서점은 야간 무빙워크 운영시 센서를 부착, 사람이 없을 때는 운행이 중단되도록 했다.

대구백화점은 기존 폐점 30분 후 소등하던 백화점 외부 조명물 및 옥외 광고물을 폐점과 동시에 소등하고 대구은행도 자정까지 켜놓던 영업점 간판을 밤 10시에 끄고 있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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