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전문 잡지 기획 특집
현재 투병 중인 한국 문단의 원로 김춘수(82) 시인의 '꽃'이 우리나라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애송시로 꼽혔다.
또 시인들이 가장 많이 애송하는 시인은 서정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전문 계간지 '시인세계' 가을호에 실린 기획특집 '시인들이 좋아하는 애송시'에 따르면 국내 현역시인 246명을 대상으로 애송시 3편씩을 조사한 결과 김춘수 시인의 '꽃'은 모두 23명의 시인들이 애송시로 꼽아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18명의 시인으로부터 낙점을 받은 윤동주의 '서시', 3위는 백석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15명), 공동 4위는 서정주의 '자화상', 이형기의 '낙화'(각각 14명)로 조사됐다.
이밖에 한용운의 '님의 침묵'(12명), 서정주의 '동천'(〃), 김소월의 '진달래꽃'(11명), 김수영의 '풀'(〃), 정지용의 '향수'(10명) 등이 뒤를 이었다.
단일 작품이 아닌 시인별 작품 합계에서는 서정주의 시를 좋아한다는 시인이 76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서정주의 시는 '자화상' '동천' '국화 옆에서' '무등을 보며' 등 23편이 애송시로 꼽혔다.
백석의 시를 좋아한다고 답한 시인은 40명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김수영(36명), 김소월(34명), 윤동주(32명), 김춘수(30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백석의 시는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 10편이, 김수영의 시는 '풀' '눈' 등 16편이 애송시로 추천됐다.
시인별로 애송시를 보면 지난 주 기도폐색으로 쓰러져 투병 중인 김춘수 시인은 서정주의 '동천', 김종삼의 '북치는 소년,' 김수영의 '풀'을 애송시로 꼽았다.
김남조 시인은 박목월의 '이별가', 윤동주의 '십자가', 서정주의 '역사여, 한국 역사여'를 애송시로 대답했다.
또 강은교 시인은 김수영의 '눈', 신경림의 '목계장터', 이용악의 '북쪽'이라고 답했고 황인숙 시인은 김종삼의 '라산스카', 김소월의 '옛이야기', 백석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을 꼽았다.
설문 결과와 관련 고려대 이남호 교수는 "시를 가장 잘 알고 사랑하는 시인들이 서정주의 시를 가장 좋아한다는 사실은, 서정주가 한국현대시의 최고봉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라고 책에 썼다.
또 "백석이 김소월, 윤동주, 정지용, 한용운 등보다 시인들이 더 좋아하는 시인이라는 사실은 좀 뜻밖"이라며 "백석은 일반인들보다 시인들이 더 좋아하는 시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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