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에서 신화의 땅을 밝혀줄 성화를 지핀 영예의 주인공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그리스 요트 선수 니코스 카클라마나키스(36)였다.
그리스 신화를 한편의 벽화로 옮겨놓은 장엄한 개막식의 대미를 장식한 최종 점화자 카클라마나키스는 14일(한국시간) 아테네 올림픽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7만2천여 관중과 1만여 각국 선수들이 숨을 죽인 가운데 성화대 앞 트랙에 모습을 드러냈다.
카클라마나키스는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요트 미스트랄급에서 금메달을 따내 그리스의 올림픽 영웅으로 떠올랐고 2001년 아테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한 에게해의 뱃사람.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2연패를 꿈꾸다 6위에 그쳐 쓴맛을 곱씹었던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요트 미스트랄급에 출전해 거친 에게해의 바람과 맞서 싸운다.
178㎝, 68㎏의 체격에 구릿빛 얼굴이 인상적인 카클라마나키스는 5명의 최종 성화주자들이 올리브 잎 모양의 성화봉을 건네자 성화대 앞 계단을 성큼성큼 뛰어올라 올림픽의 고향에 돌아온 성스러운 불을 17일 간 지구촌을 달굴 거대한 불씨로 태워올렸다.
선조 때부터 삶의 터전이던 크레타 섬의 정기를 받고 아테네에서 태어나 13살 때 요트를 시작한 96년 그리스 올해의 선수 카를라마나키스는 특히 99년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아테네올림픽 유치단의 일원으로 활약한 것이 점화자로 선정되는 데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카레이싱을 취미로 즐기는 스피드광인 카클라마나키스는 애칭 '카클라'로 불리며 아직 미혼이다.
카클라마나키스는 그리스가 자랑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지만 당초 각국 언론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카드'.
그동안 최종 점화자 후보로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육상 남자 200m에서 우승한 그리스의 육상 영웅 코스타디노스 케데리스와 올림픽 4연패에 도전하는 역도 영웅 피로스 디마스, 시드니올림픽 여자 높이뛰기 200m 은메달리스트 니키 바코야니, 그리스를 유럽축구 정상에 올려놓은 유로2004 MVP이자 그리스축구대표팀 주장 테오도로스 자고라키스 등이 꼽혔던 게 사실.
현지에서는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명이었던 케데리스가 약물 검사 기피 의혹을 일으키면서 개막식 직전 의문의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갑자기 점화자가 뒤바뀐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또 자고라키스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뛰는 프로축구 선수라 아마추어 정신을 지탱해온 올림픽 개막식의 주인공으로 어울리지 않아 배제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알바니아 출신으로 그리스에 귀화해 영웅이 된 디마스는 개막식 선수단 입장에서 처음 들어온 그리스 국기를 드는 기수로 나와 개막식 초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 만족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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