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통신-올림픽 열기 후끈 그리스

입력 2004-08-13 13:48:22

"칼로스 일다테 아디나."(아테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아테네올림픽 개막을 맞아 아테네 전역이 올림픽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30도를 웃도는 뜨거운 태양도 뒤로 한 채 108년 만에 다시 열리는 올림픽 분위기에 동참하려는 시민들과 외국 관광객들로 아테네 도심은 12일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전야제가 열린 시내에는 구경나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12일 오후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으로부터 30분 거리인 신타그마 광장 곳곳에서도 올림픽 열기가 느껴졌다. 서울의 광화문과 비견되는 신타그마 광장에서는 중앙 분수대를 사이에 두고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기념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주변 그늘에는 뜨거운 햇살을 피해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로 빈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신타그마 광장에서 동쪽으로 우뚝 자리잡은 노란빛 건물 국회의사당 앞 무명 용사의 벽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몰렸다. 이 벽에는 방패 위에 놓여진 전사 한 명이 부조로 새겨졌고 그 옆에 그리스군이 치른 전쟁 목록이 적혀 있다. 한쪽 구석에 '한국'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스가 한국 전쟁에 참전했음을 알리는 표시였다.

테러 예방을 위해 시내 곳곳에는 경찰과 무장 군인들이 배치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지만 삼엄하다거나 딱딱하다는 느낌은 주지 않았다. 오히려 경찰과 군인들은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며 웃는 모습이었다.

일본 NHK방송 현지 직원인 이와니스 예오가고불로스(32)씨는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대단히 영광스런 일"이라며 "테러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가장 안전한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독일 관광객 니만(27.여)씨는 "올림픽 관광을 위해 남자 친구와 아테네를 처음 찾았다"며 "독일만큼 덥지만 매우 아름다운 나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자에게 "한국인이냐"며 다가온 낯선 한 그리스인은 미국 밀러스빌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는 조지 요르단(26)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요르단씨는 "조국이 올림픽을 개최한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보고 싶어 달려왔다"면서 "미국에서 자주 먹던 한국 음식을 먹고 싶은데 한국 식당 위치를 가르쳐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교민회장이 운영하는 식당 위치와 연락처를 기자로부터 받아 적은 요르단씨는 "아테네 올림픽은 작은 규모지만 가장 청결한 올림픽이 될 것"이라며 자랑했다.

신타그마 광장 서쪽 쇼핑가인 에무르 거리에도 사람들이 가득 차 발디딜 틈이 없었다. 거리 양쪽은 옷, 신발, 기념품 가게 등이 줄을 선 가운데 세일 광고가 도배하다시피한 창문은 우리나라와 별 차이가 없었다.

에무르 거리에 자리잡은 올림픽 관련 기념품 판매점인 '올림픽 스토어'에서는 올림픽 열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100여평의 넓은 매장은 기념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넘쳐났고 점원만 20여명에 이를 정도였다.

올림픽 관련 티셔츠, 모자, 학용품, 인형 등 각종 기념품을 취급하는 이곳에서는 티셔츠가 장당 25∼40유로(3만2천∼7만원)로 비싼 가격이지만 올림픽 개막이 다가올수록 손님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점원 카타리나(19)양은 "최근에는 하루 5천여명이 찾을 정도"라며 "아테네에서 올림픽이 열려 자부심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또 시내 곳곳에서는 자기 나라 기념품과 배지를 다른 나라 기념품 등과 교환하려는 외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인도네시아 일간지 기자인 와할리드씨는 자신의 가방에서 전통 모자를 꺼내 다른 나라 기자 및 선수들에게 보여주며 물물교환을 제의하기도 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각 경기 입장권 판매도 크게 늘어 12일 하루 동안에만 지금까지 일일판매로는 최고인 9만여장이 팔렸다. 입장권 판매 누계도 270만장에 총 금액 1억7천400여만유로로 당초 목표했던 1억8천300만유로의 94%에 다가섰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사진 : 아테네 시민들이 12일 신타그마 광장에 위치한 올림픽 기념품 가게에서 마스코트 등 각종 올림픽 관련 제품을 고르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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