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9월 24일 서울 올림픽 개막 8일째 잠실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세기의 대결'은 전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육상 100m 결승. 미국의 육상 영웅 칼 루이스와 캐나다의 떠오르는 별 벤 존슨이 이날 전세계가 주목하는 인물이었다.
바람을 가르고 결승선에 먼저 닿은 선수는 벤 존슨. 9초79라는 경이적인 세계 신기록이었다.
숨을 죽이고 지켜보던 세계인들은 열광했다.
▲그러나 며칠뒤 존슨은 금지약물 복용사실이 드러나 기록과 금메달을 박탈 당했다.
여자 육상 100m, 200m, 400m계주를 석권, 3관왕에 오른 미국의 흑진주 그리피스 조이너는 단연 톱스타였다.
그녀는 여자 200m 세계신기록(21초34)을 수립한 탁월한 기량과 자유자재의 패션 감각으로 잠실벌을 사로 잡았다.
섹시한 유니폼에, 빛나는 금팔찌와 긴 손톱, 붉은 립스틱의 화려한 질주는 그녀의 요절과 함께 서울 올림픽의 전설이 됐다.
▲미국의 '다이빙 황제' 그렉 루가니스는 1984년 LA올림픽 수영 스프링보드.플랫폼 2관왕에 이어 서울에서도 최대의 난이도를 선보이며 올림픽 사상 첫 다이빙 2연속 2관왕의 위업을 이뤘다.
그는 '죽음의 다이빙'이라 불려진 부상 투혼으로 갈채를 받았다.
역도에서는 터키의 작은 거인 나임 슐레이마눌루가 한꺼번에 6개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1988년 9월 17일부터 10월 2일까지 열린 제24회 서울 올림픽은 동서 양진영이 12년만에 한자리에 모인 역대 최대규모, 명실상부한 지구촌 축제였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1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1개를 획득하여 소련 동독 미국에 이어 종합순위 4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렸다.
겨우 밥이나 먹고사는 정도였던 한국이 과감히 올림픽을 유치해 자랑스런 역사를 만든 것이었다.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아테네 올림픽에 환호하기에 앞서 한국의 젊은이들은 서울 올림픽부터 챙겨보는 것이 올림픽을 더 알차게 즐기는 일이 될 것이다.
세계인들이 서울 잠실벌에 눈과 귀를 모으며 열광했던 그 무렵은 이른바 '깜깜한 군부독재' 시절이었다.
이른바 386, 전대협 세대들의 시위로 영일이 없던 시기였다.
개막 전엔 제대로 열릴까 조마조마했고 폐막 후엔 금세 역사 속에 파묻혀 버린 올림픽이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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