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휴가를 마치기 무섭게 터져 나오는 보도가 "정부가 언론의 완장·군림문화에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난 달 27일의 국무회의 발언이다.
또 시작되는 모양이다.
"대통령이 입을 다물면 나라가 조용해진다"는 세간의 입방아를 재확인시켜주려고 하는 일일까.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럽고 불행한 대한민국이다.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에 귀를 막고 싶어하는 많은 국민들의 심정을 헤아려야 한다.
산적한 국가현안을 내버려둔 채 50년대의 케케묵은 완장타령이 웬 말인가. 지금 국민들은 경제난 해결의 비전과 국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경륜을 갈망하고 있다.
그 정도로 나라가 뒤죽박죽이다.
언론과 계급장 싸움을 벌일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심판을 받는 자리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아무 때나 상을 뒤집어엎는 것은 대통령을 초대한 국민들에 대한 불경이요, 오만이다.
대통령이 혐오하는 신문언론은 지금 생존공황에 빠져 있다.
일부 주류언론을 제외한 다수의 중앙지들이 빈사상태고, 지방지도 여기서 나을 것이 없다.
지난 해 지방 일간지와 주간지의 64%가 적자를 냈다는 실태보고도 있다.
호구지책에 허덕이는 신문언론에게 "유세부리지 말라"는 얼토당토 않는 소리를 해서야 되겠는가. 그것이 일부 주류 중앙언론을 겨냥한 것이라도 적반하장이긴 마찬가지다.
대통령은 아직 운동권 때의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보인다.
피해의식은 본인을 자해할 뿐 아니라 나라와 국민들에게 상처를 안겨준다.
2년 가까운 집권이면 이제 국민들을 위해 무슨 소리를 해야 하고, 무슨 소리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를 가릴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스스로에게 부덕과 모자람이 없었는지를 되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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