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패션통신-모델계 유행 얼굴

입력 2004-08-10 10:07:03

세계적으로 디자인 산업과 함께 유명한 패션쇼와 이벤트, 잡지.광고 촬영 등이 많이 이루어지는 유럽 패션계에서는 유행이 바뀌는 것만큼 모델에 대한 기호도 자주 바뀐다.

케이트 모스, 나오미 켐벨, 헤레나 크리스튼슨 과 같이 10년이 넘도록 패션 각 계로부터 환영받는 소위 '슈퍼 모델'도 있긴 하다.

하지만 그렇게 오랜 기간동안 모델로서의 수명을 유지하기는 패션과 모델계의 유행이 종종 바뀌듯이 쉽지만은 않은 듯하다.

세련된 마스크에 누가 봐도 미인이라 할 정도의 완벽한 '미스 월드'형을 선호해 왔던 것과는 달리 요즘 모델 산업과 관련된 패션 이벤트 또는 미디어(패션쇼, 잡지·화보, 광고 촬영 등)에서는 오히려 예쁘지는 않지만 개성으로 똘똘 뭉친 '빨간 머리 앤' 또는 '삐삐 머리 소녀'를 연상시키는 장난기로 가득한 앳된 얼굴들이 많이 보인다.

십대의 개구쟁이 소녀 이미지로 요즘 셀 수 없는 광고, 잡지 화보 촬영에 바쁜 영국 출신 모델 히더 막스, 릴리 콜과 같이 성숙하게 잘 빠진 몸매보다는 깡마른 미숙한 몸매에 금발 또는 빨강 등의 색깔있는 머리, 약간은 우리에게 친근감을 가져다 주는 주근깨 어린 소녀의 이미지를 가진 모델들이 사랑받는 추세이다.

특별히 '슈퍼 모델'의 개념이 없는 남성 패션모델계에서도 예전 근육질의 '남자다운' 마스크가 인기였던 것과는 달리 지난 몇 년 동안에는 '미소년' 이미지의 모델들이 대체적으로 환영을 받아 왔다.

중간∼긴 머리의 금발 또는 연한 색 머리에 색깔 있는 눈, 좁은 어깨에 근육 없는 미끈한 몸을 가진 여성스러운 남성 모델이 꾸준히 인기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약간의 변화를 보여 주고 있다.

남성미를 배제한 중성적인 이미지보다는 여자 모델계의 유행과 마찬가지로 장난기 많은 얼굴의 앳된 소년 이미지의 모델이 유행이다.

어린 십대 소년, 소녀의 이미지가 요즘 모델계의 큰 바람을 일으키는 현상은 패션 유행으로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듯하다.

복고풍의 눈부시게 화려한 색상과 프린트 의상, '아동복'에서만 쓰여져야 할 것 같은 약간은 유치하다고 생각되었던 소재와 장식들이 크게 유행하면서 디자이너를 비롯한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은 그런 '아동복' 느낌의 스타일에 잘 어울릴 것 같은 앳된 마스크의 모델들을 점점 선호하고 있다.

패션계에서 어린 얼굴의 모델이 선호되는 것과 함께 모델들의 나이도 차츰 어려지고 있다.

보통 10대 후반부터 모델 활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그보다 더 앞당겨져 10대 초·중반에 걸친 모델들도 드물지 않다.

모델 본인 스스로가 전문 에이전시에 찾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길거리에서 발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 에이전트들이 기호에 맞게 패션 사진작가나 촬영 담당자, 패션 잡지 에디터, 디자이너 등 모델을 필요로 하는 패션 종사자들에게 보내게 되어 모델로서 활약할 수 있게 된다.

앞에서는 항상 웃고 있지만 까다롭고도 변화무쌍한 패션계의 기호를 불평하는 모델들도 꽤 있을 법하다.

생긴 것에 칭찬 받고 무시 받는, 그리고 유행의 빠른 변화에 좌우되는 모델들. 그거 오랫동안 믿고 할 수 있을까.

정미화(패션 저널리스트, 컬트.밀라노&뉴욕 패션 TV) mihwachoung@yahoo.co.uk사진: 요즘 유럽 패션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히더 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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