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대 데뷔 10주년 전국투어
첼리스트 장한나에게는 '신동'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7세에 국내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8세에 서울시향과 협연했으며, 9세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음악수업을 받았다.
장한나는 1994년 당시 11세 때 로스트로포비치 국제콩쿠르를 석권하면서 세계 음악계를 놀라게 한다.
거장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는 "천재는 천재를 알아본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한나는 요절한 천재 여류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1945∼1987)와 줄곧 비유된다.
앳된 소녀의 이미지와 달리 연주 의자에 앉아 첼로 현에 활을 긋는 순간, 마치 무아에 빠진 듯한 표정과 연주에서 자클린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피아노를 배우던 여섯살의 장한나를 첼로로 이끈 것도 자클린 뒤 프레가 연주하는 '엘가 협주곡' CD였다.
자클린은 첼로를 '외로운 악기'라고 일컬었다.
첼로로 음악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피아노 등 다른 악기나 오케스트라 또는 음악적으로 깊은 유대를 가진 보조자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첼로라는 악기만으로 음악적 경지를 이루기란 쉽지 않다.
장한나에게도 첼로는 외로운 악기일까.
올해로 세계 무대 데뷔 10주년을 맞았으며 현재 하버드대학에서 철학과 문학을 전공중인 장한나가 전국 투어를 갖는다.
이 중 대구 연주회는 20일 오후 7시30분 대구학생문화센터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이번 투어는 장한나에게 일종의 음악적 성인식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가 독주회를 갖기는 2001년 8월 이후 3년만의 일. 그의 솔로 무대를 기다려온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기회이며, 한결 성숙해진 그의 음악적 세계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 같다.
장한나의 이번 연주회는 '홀로서기'로서의 의미도 갖고 있다.
그로서는 처음으로 피아노나 오케스트라 도움 없이 오로지 첼로만으로 연주회를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이번 대구 공연에서 장한나가 연주할 레퍼터리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조곡 5번'과 브리튼의 '첼로 조곡 1번', 기오르기 리제티의 '첼로 독주를 위한 소나타'다.
그동안 공연과 음반으로만 장한나의 연주를 접했던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레퍼터리이지만 이 곡들을 빼놓고는 첼로 무반주곡을 논할 수 없을 만큼 역사적인 곡들로서, 장한나의 성숙한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2만∼8만원. 1588-7890.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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