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그리스 올림픽 축구 관전포인트

입력 2004-08-10 07:57:25

유럽 징크스 털고 최근 상승세 이어갈지 관심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유럽 징크스를 깨고 12일 오전 2시(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홈팀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최근 11경기 연속 무패행진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 관심거리.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도 대회 직전까지 연승행진을 벌이다 막상 본선 첫 경기에서 무너진 전철을 다시 밟을 수는 없다는 각오다.

송종국(페예노르트), 김남일(전남) 등 와일드카드가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한 공백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 지도 주의깊게 지켜볼 만하다.

다음은 그리스와의 올림픽 축구 본선 1차전 관전포인트.

▲유럽 징크스 털고 상승세 이을 수 있나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6전 전승으로 통과한 김호곤호는 평가전 전적을 포함해 최근 11차례의 공식경기에서 8승3무의 무패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는 2000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당시 올림픽축구대표팀이 막판 8연승을 포함해 직전 12경기에서 11승1무의 전적을 거둔 것에 비견되는 상승세다.

한국은 그러나 막상 시드니올림픽 본선에서는 스페인과의 서전에서 0-3으로 완패해 이후 2연승에도 불구하고 골득실차에서 밀려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김호곤호가 당시 아픔을 재현하지 않으려면 그리스와의 1차전 승부가 무엇보다도 중요할 전망.

한국은 그러나 역대 올림픽 본선에서 비유럽권 국가에는 4승4무3패로 우위를 보였지만 유럽팀을 만나서는 2무4패로 단 한차례도 승리한 적이 없다는 징크스를 깨야 1차전 승리를 바라볼 수 있는 입장이다.

그리스는 최근 성인대표팀이 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에서 깜짝 우승한 이후 축구 열기가 뜨거워져 원정팀 한국으로서는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와일드카드 공백 어떻게 메우나

김호곤 감독이 절실하게 원했던 와일드카드 가운데 중앙 수비수 유상철(요코하마)을 제외한 송종국과 김남일은 부상으로 결국 그리스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특히 올림픽대표팀의 약점으로 꼽히는 수비력 보완의 핵심카드였던 김남일의 공백이 주는 타격이 크다.

대체 선수인 정경호(울산)는 공격형 미드필더밖에 소화할 수 없어 대표팀 기존 선수들로만 김남일의 빈 자리를 메워야하는 형편이다.

김 감독은 "그리스전에서는 김정우와 김두현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할 것"이라면서도 "유상철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리는 방안도 앞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김정우와 김두현은 김남일이 최근 합류하기 전까지 김호곤호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한 바 있어 조직력에는 별 문제가 없을 전망.

또 발목 부상에 시달리던 수비수 조병국(수원)의 몸상태가 거의 회복돼 유상철이 미드필더 자리로 올라갈 수 있는 여력이 생긴 것이 다행스럽다.

한편 송종국의 포지션인 오른쪽 측면미드필더 자리는 최근 급부상한 박규선(전북)에게 낙점됐다.

▲김영광, 무실점 행진 언제까지

'리틀 칸' 김영광의 무실점 철벽방어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도 관심거리.

김영광은 최근 11경기에서 889분의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어 그리스전에서 한골도 허용하지 않는다면 대망의 1천분 연속 무실점 기록에 바짝 다가서게 된다.

호주와의 최종 평가전에서는 손가락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최근 프랑스 전지훈련에서 벌인 클럽팀과의 연습경기에서는 무실점 방어를 다시 선보이며 한국의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첫골은 누가 신고하나

3-5-2, 3-4-1-2 등 다양한 전술을 시험해왔던 김 감독이 최종 결정한 그리스전 선발 포메이션은 3-4-3 전형.

조재진(시미즈),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최태욱(인천)의 스리톱을 내세워 최전방과 미드필드 사이의 간격을 좁혀 골 결정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올림픽대표팀 황태자로 일찌감치 떠오른 조재진은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3골을 몰아넣은 데다 호주와의 최종 평가전에서도 선제골을 신고해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이천수도 이란과의 원정경기 결승골을 넣는 등 중요할 때마다 한몫을 해주고 있는 데다 어깨부상을 털고 최근 연습경기에서 2골1도움으로 맹활약하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연합뉴스)최태욱의 임무는 빠른 발로 상대 수비진을 흐트러뜨리라는 것이지만 최근 물오른 골 감각을 살려 언제든지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 : 지난달 서귀포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맹활약하며 올림픽 대표팀의 희망으로 떠오른 이천수(오른쪽)와 김호곤 감독.(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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