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의 뮤즈 "감동 선물해요"

입력 2004-08-09 16:13:28

음악봉사 동아리'들꽃의 찬미'

"음악과 함께하는 봉사는 제 자신에게도 큰 기쁨입니다.

"

8일 오전 11시30분 남구 명덕네거리에 있는 음악동아리 '들꽃의 찬미' 연습실. 4평 남짓한 좁은 연습실에서 11명의 여대생들이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복음찬송 '아직도 내겐 음악이 있네'를 시작으로 팝송 'Yesterday Once More', 'O! Happy day' 등 다음달 11일 포항에서 열리는 '한끼굶어 장애인돕기' 야외봉사공연을 앞두고 연습 중인 곡들이 흘러나왔다.

들꽃의 찬미가 결성된 것은 지난해 1월 2일.

'들꽃처럼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며 노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봉사동아리는 음악을 전공한 여대생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출신학교, 종교도 다르지만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뭉쳤다.

피아노 반주를 맡고 있는 이희원(23'영남대 피아노과)씨는 "1년간 단원들과 호흡을 맞춰왔는데 서로 마음과 마음으로 노래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로 창립 2년째를 맞는 이 음악동아리는 지난해 2월 달성군 논공성당 첫공연을 시작으로 매달 한 번 정도 병원, 군부대, 장애인 복지회관, 외국인노동자 공장 등 영남권 일대를 돌면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의 선물'을 주고 있다.

'들꽃의 찬미' 3대 단장을 맡고 있는 박윤아(23'영남대 성악과)씨는 "가끔 반주도 없이 몇 명 안되는 관객을 위해 노래하다 보면 공연 도중 '울컥' 눈물이 나기도 하고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음악봉사의 보람을 얘기했다.

한때 어려운 시절도 있었다.

지난해 말 단원들간의 갈등으로 일부가 동아리를 떠났는가 하면, 넉넉하지 못한 예산 때문에 음악공연에 필요한 물품조차 구하지 못했기 때문.

그러나 올해 들어 후원자가 생겼고 단원들이 한달에 5천원씩 내는 회비로 적립금까지 모을 수 있게 됐다.

지도교수인 성악가 이정아(36)씨는 "여대생들의 순수한 마음이 모여 생긴 모임"이라며 "처음 마음에 새긴 '들꽃의 맹세'처럼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하는 음악동아리로 오랫동안 남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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