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이달 중 최대 1천명을 상대로 동시에 여론을 물을 수 있는 ARS(자동응답시스템)식 여론조사 기기를 구입하기로 했다.
조사원이 일일이 전화를 거는 게 아니라 녹음된 목소리로 여론조사를 하는 방식인 이 기기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미 보유했으나 열린우리당은 자금문제로 그동안 도입을 유보해 왔었다.
우리당은 기기도입 배경에 대해 "민심을 자체 파악하고 분석함으로써 정국 운영 능력을 키우겠다"고 주장했으나 내심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정확한 내부 여론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나라당은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해 신세대 유권자도 반대 여론으로 많이 기울었다"며 여권의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
이때 당이 직접 조사한 자료를 제시했다.
이에 열린우리당은 '그게 아닐 것'이라고 의심은 하고 있었지만 당장 반박할 자료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여론기관을 이용할 경우 적어도 3일에서 1주일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최근 "샘플에 따라 다르겠지만 앞으로는 여론 조사 자료를 만드는데 최대 하루면 된다"며 "이제 반박자료가 없어 허둥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ARS 기기도입의 또 다른 이유는 실제로 신세대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가에 대한 분석때문이다.
우리당에게 최근 고심을 안겨 주고 있는 계층은 지지성향이 탄탄한 30대를 제외한 20대와 10대 예비 유권자들이다.
우리당 지도부는 최근 고등학교를 방문하면서 학생들의 '무관심'에 당혹해 한 적이 있다.
신세대의 체감 지지도가 생각보다 덜 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한 당직자는 "우리당이 젊은 유권자를 대변해 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한 것 같다.
기기도입으로 복잡한 이들의 심리를 보다 깊이 연구하는데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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