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순간의 연속들
"고속도로 위에 한번 서 보세요. 오금이 저려 꼼짝도 못할 겁니다.
"
하루에도 수십번씩 고속도로를 돌아다니는 도로공사 도로유지보수팀은 늘 머리가 쭈뼛 서는 긴장 속에서 작업을 한다.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차 사이에 서 있다보면 사람이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아찔한 순간을 자주 경험한다고. 전동인(47) 2공구 팀장은 "21년 전 처음 고속도로 위에 발을 내딛었던 순간을 절대 잊을 수 없다"며 "다리가 후들거리고 등줄기가 오싹한 게 몸이 절로 떨렸다"고 회상했다.
도로유지보수팀은 고속도로 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노면에 잡물이 떨어져 있으면 주워내야 하고, 사고 현장의 잔재물도 처리해야 한다.
울퉁불퉁한 노면을 평탄하게 만들고 가로등이나 신호등이 고장나면 철거하거나 수리해야 한다.
최성문(44) 1공구 팀장은 "터널 내부가 정전될 때가 가장 무섭다"며 "그것도 칠흙같이 어두운 새벽에는 졸음운전자들도 많은데 터널이 정전되면 진짜 죽음을 무릅쓰는 심정"이라고 했다.
여름철에 가장 많은 사고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재생타이어다.
타이어 노화방지를 위해 일부 대형화물차는 타이어를 두겹으로 에워싸는데 이중 바깥 타이어가 열기에 녹아 터지는 것. 전 팀장은 "사람의 키보다 큰 재생타이어는 멀리서 보면 마치 사람이 누워있는 모습인데, 운전자들이 이를 보고 자주 놀란다"며 "당황한 운전자는 핸들을 크게 돌리기 마련인데 이런 상황은 바로 대형사고로 이어진다"고 했다.
도로공사 군위지사의 일상도로유지보수팀은 화원인터체인지에서 남안동까지 맡고 있다.
갓길로 천천히 운행하다가 사고를 낼만한 이물질이 발견되면 차에서 뛰어내려 작업을 시작한다.
먼저 뒤쪽에 빨간 러버콘을 세우고 야광신호봉을 흔들어 후속 차량에 경고 표시를 한다.
그런 뒤에 조수석에 타고 있던 사람이 재빨리 도로 중앙으로 뛰어들어가 재생타이어 등을 주워 나온다.
매번 아찔한 순간의 연속이다.
전 팀장은 "특히 휴가철이나 명절엔 오전에만 수거하는 도로 위 쓰레기가 2.5톤 트럭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며 "특히 대형화물차들이 쉬어가는 임시주차구역은 매번 쓰레기장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심지어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소파나 TV, 냉장고에 유사휘발유 찌꺼기까지 버리고 가는 얌체족들이 있다.
시민들의 원할한 고속도로 이용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이들.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 때문에 힘이 빠질 때도 많다.
전 팀장은 "요즘처럼 더위가 계속되면 아스팔트가 녹아내려 자주 작업에 나서지만 우릴 보고 놀란 운전자가 침을 뱉거나 먹던 음식물을 던지는 경우도 있다"며 "시민 안전을 위해 하루하루 생명을 내걸고 작업하는 우리로서는 정말 의기소침해질 수 밖에 없다"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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