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시민불편 안중 없다"

입력 2004-08-07 11:19:46

지하철 파업 18일째...배차간격 더 늘려

7일로 대구지하철 파업이 18일째로 접어들었으나 노사 협상이 아무런 진전도 없는 가운데 사측이 대체 기관사들의 피로 누적으로 운행간격 연장에 들어가고 운행중단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 노사 싸움에 시민들의 불편만 가중되고 있다.

특히 6일 LG칼텍스 노조가 업무 복귀를 선언, 전국 대단위 사업장 중 대구지하철 노조만이 나홀로 파업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노사 양측이 양보없는 팽팽한 신경전만 거듭, 비난여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손동식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은 7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파업 장기화에 따른 인력 부족, 피로 누적 등을 이유로 지하철 운행 간격 연장 등 운행 형태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공사는 오는 10일 부터 현재 1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는 전동차 배차 간격을 15분으로 늘리고 안전 운행을 위해 비상기관사 50명 중 13명을 역무 지원 근무로 전환, 정규기관사 37명만으로 운영키로 했다.

손 사장은 "파업이 길어지면서 인력 부족 및 비상대책수송에 투입된 인력들의 피로 누적이 심각, 불가피하게 운행 형태를 변경하게 된 만큼 시민들의 양해를 구한다"며 "지하철 운행 전면 중단에 대해선 아직 고려해 본 적이 없으나 대책인력들의 피로가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노사와 대구시를 강도높게 비난하고 있다.

시청 홈페이지 등에는 연일 명분없는 장기 파업을 하고 있는 지하철 노사에 대해 파업 중단을 요구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으며 별다른 중재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시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지하철 참사 관련 단체들이 일제히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아파트연합회 등 시민단체들은 대규모 '파업 중단 규탄 집회'에 나서기로 하는 등 시민들의 감정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한편 대구지하철 노사는 지난 5일 교섭을 끝으로 이틀째 협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5일 근무제 시행에 따른 근무형태 및 인력충원, 휴무일수 등을 놓고 노사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파업이 다음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공사 관계자는 "6일 노조에 교섭 개최에 대한 공문을 보냈으나 공식 답변이 없어 결국 열리지 못했다"며 "직장폐쇄 소문은 나 있지만, 공사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거나 고려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의 전향적인 수정안이 있으면 교섭하자'는 사측의 조건부 교섭 통보는 노조에게 일방적인 수정안을 요구하고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의도"라며 "사측이 직장폐쇄를 운운하며 노조를 압박하고 있으나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노사는 양자 모두 실질적인 수정안을 제시할 경우 언제든 교섭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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