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비타트 '행복한 중독'

입력 2004-08-06 11:28:41

'사랑의 집짓기' 자원봉사자 작업 한창

"집을 지으면서 소중한 이웃 사랑도 짓습니다.

"

5일 오후 1시쯤 경산시 남천면 문화마을. 소나기와 뙤약볕이 반복되는 변덕스런 날씨 속에서 80여명의 '사랑의 집짓기' 자원봉사자들이 연신 땀을 훔쳐내며 작업에 한창이었다.

작업복 차림의 피부를 구리빛으로 태운 자원봉사자 대학생들은 영락없는 건설 인부의 모습이었다.

방음재와 단열재를 맞춰 끼우고 석고보드를 붙이는 손길에선 집의 탄생을 바라는 소망이 묻어났다.

지난 5년간 집짓기 봉사에 참가해왔다는 대학생 허홍수(25)씨는 "가난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일"이라며 "집이 완성되는 날 집 열쇠를 전달하는 '헌정식' 행사때마다 자원봉사자와 입주민 모두 얼싸안고 기뻐한다"고 말했다.

사랑의 집짓기 운동은 국제 해비타트 주최로 집 없는 가정에 최저 건축비를 받고 집을 마련해주는 범국가적인 봉사활동.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사랑의집짓기운동연합회가 지난 1980년대 후반 시작해 현재까지 총 460여채의 집을 지었다.

이런 운동이 가능한 것은 자신의 돈을 참가비로 내면서까지 봉사에 열심인 자원봉사자들의 노력 때문이다.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선 '해비타트 바이러스'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한번 참가하게 되면 그 다음해에도 자연스레 작업현장을 찾게 된다는 것.

대학생 김주환(21)양은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과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기쁨은 해비타트 운동에 중독될 수밖에 없는 매력"이라며 석고보드를 어깨에 짊어지고 작업장으로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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