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섬.직물업계 초긴장
사상 최고의 국제유가 고공행진으로 지역 화섬, 직물, 플라스틱 업계는 물론, 대구.경북의 신성장 동력인 기계.금속.전자 업체까지 산업계 전반을 초긴장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효성, 코오롱, 새한, 동국무역, 한국합섬 등 구미 화학섬유 대기업들은 지난달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은 데 이어 또다시 국제유가가 오르자 채산성 악화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달 전 기름값으로 원료를 구입해 둔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버티고 있다"는 관계자는 "고유가로 카프로락탐, 에틸렌글리콜(EG) 등 석유원료값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초 t당 1천200~1천300달러이던 카프로락탐은 최근 1천750~1천800달러로 30% 이상 올랐고, 폴리에스테르의 원료인 EG도 지난 연말보다 20% 이상 올랐다.
지난해 t당 590~600달러에 거래되던 TPA도 763달러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화섬업체들은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등 석유 원료에 의존하는 저부가가치 원사 생산을 줄이고 기능성 섬유 및 비(非) 섬유쪽으로 급속하게 사업비중을 바꾸고 있다.
효성은 에어로쿨, 매직실버 등 차별화 원사를, 코오롱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과 광확산 필름 같은 자동차 및 IT소재를, 새한은 필터, 시트 등 환경소재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벙커C유를 사용하는 대구.경북 100여 염색업체들 경우 에너지비용 부담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7월 중 벙커C유 평균가격은 28.7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전달보다 0.8% 올랐다.
대구 염색공단내 20여개 업체를 비롯해 벙커C유 의존도가 20~30%에 이르는 염색업계는 도시가스, 석탄 등으로 연료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대구.경북 제직업계 또한 물류비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제직업계 관계자는 "지역 섬유수출은 수송비가 상대적으로 싼 선박 의존율이 높은데, 해운 수송에서 유가가 일정 부분 이상 오르면 제직업체가 할증비를 부담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상반기에 수익 호조세를 보였던 자동차부품업체는 고유가 영향으로 상장업체의 경우, 주식가격이 '반토막'나는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일부 차부품업체의 주식은 고유가에 따른 '위험성'을 고려한 투자자들로 인해 거래마저 끊겼다.
지역 차부품업체는 이달 현대차와 기아차가 잇따라 신차를 내놓으면서 내수 확대에 대한 희망도 가졌으나 유가폭등으로 자동차 내수가 움츠러들면서 수요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휘발유 판매가격이 1천400원을 넘고 경유가격도 1천원대에 이른 상황에서 완성차 판매 부진은 필연적이란 것.
물류비 부담이 큰 철강 및 기계.금속업계 관계자들도 유가 폭등으로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전자업계도 물류비 증가는 물론, 유가상승에 따른 수요하락을 경계하고 있다.
석유원료 의존도가 높은 플라스틱 업계도 줄도산 사태에 직면해 있다.
한국플라스틱공업 협동조합 연합회에 따르면 7월말 현재 고밀도 폴리에틸렌 가격은 t당 975달러로 1월 830달러에 비해 145달러나 올랐고, 저밀도폴리에틸렌 가격 또한 올 초 880달러에서 최근 1천105달러까지 뛰었다.
조합측은 폴리에틸렌 가격 급등으로 전체 7천여개 업체 중 대구경북 30여곳을 포함한 350여개 업체가 도산하거나 조업을 중단하는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가상승으로 인해 지역의 꾸준한 성장동력이었던 기계.금속.전자업체 등의 '투자 동결'이 우려되면서 하반기 예정된 대구달성2차산업단지 분양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까지 이를 경우, 공장분양을 통한 신규투자는 커녕 '규모를 줄이는' 공장도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김성우.최경철.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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