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복숭아 '여름날의 고민'

입력 2004-08-05 08:50:22

FTA체결후 희비교차하는 농촌 현장

영덕복숭아가 올 여름 희비 두 모습을 갖고 다가섰다.

웃는 모습은 역대 최고 수확과 수입이 예상되는 것. 생육기때 비가 자주내려 적당히 성장된 후 결실기때 날씨가 들어 당도가 예년보다 훨씬 높다.

맛과 향이 좋다 보니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더함은 물론이다.

7번 국도변과 34번 국도변에 설치된 150여 가판대에서도 날개 돋친듯 팔려나가고 있다.

실제 웬만한 가판대는 50여일 동안 700여만원의 매출을 기대할 정도다.

생산된 복숭아를 직판하다 보니 수입이 더 짭짤한 것은 주지의 사실.

가공용 복숭아 납품가격도 20㎏ 상자당 1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0% 올랐고, 예년 경우 납품량을 놓고 가공회사와 줄다리기를 했으나 올해는 물량이 없어서 납품을 못하는 진풍경이 빚어지고 있다.

이런 겉모습과 달리 편치않는 속내도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영덕군이 복숭아 과수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폐원 신청을 받은 결과 58%가 폐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된 것. 761 농가 중 440 농가가 폐원신청을 한 것이다.

면적으로는 389ha 중 204ha로 52%에 달한다.

영덕군은 8월 10일까지 현지 확인조사를 벌여 농림부에 최종 결과를 보고한다.

영덕군은 그러나 올해 농림부의 복숭아 폐원 계획이 500ha인 점을 감안할때 폐원 대상 선정을 두고 심각한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군의 한 관계자는 "누구는 해주고 누구는 안해주고 하면 현장에서의 시비는 불보듯 뻔하다"면서 "누가 책임을 져야할지 걱정이 적지 않다"며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추가예산 확보 등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복숭아재배농가가 폐원하면 300평당 344만7천원씩을 보상지원해 준다는 계획이다.

영덕군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지금 폐원 신청을 받고 있는데 시중에서는 복숭아 소득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 같은 방향으로 흐른다"면서 "무슨 말로 이 현상을 농민들에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했다.

FTA 체결 후 농촌 현장에서 나타난 한 얼굴 두모습이다.

영덕군내에는 연간 8천여톤 90여억원 상당의 복숭아가 생산되고 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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