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군민은 안중없는 군인회

입력 2004-08-04 11:24:16

"내손으로 이들을 뽑았다는 게 부끄럽습니다.

"

올해 지방의회 의장단 선거는 폭력, 야합, 금품 살포 등 온갖 부정선거 시비로 얼룩졌다.

후반기 임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을 넘겼으나 아직도 후반기 의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있는 의회가 있다.

예천군의회다.

지난 7월 8, 12, 26일 3차례 열린 임시회는 소장파 의원들의 반대로, 8월2일 임시회는 노장파 의원들의 반대로 의안 상정조차 못하고 있다.

참다 못한 주민들이 군청, 군의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으나 군의원들은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예천군의회는 후반기 임기 시작 몇 개월 전부터 의장자리를 놓고 노.소장파 의원들의 반목이 계속됐다.

이 때문에 후반기 예천군의회 의장선출이 난항을 거듭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당초 노장파 의원들은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강행하려 했고 소장파 의원들은 합의 추대하자며 의사진행을 방해했다.

그런데 갑자기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달 15일 면(面) 발주 공사(수의계약)와 관련, 공무원들을 상대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노장파의 박모(55) 의원이 대구지검 상주지청에 구속되자, 소장파 의원들은 의장선거를 실시하자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반면 노장파 의원들은 의원 전체(박 의원 포함 12명)가 참석할 때까지 선거를 미루자며 버티고 있다.

현재로선 언제 의장을 선출할지 기약이 없다.

이에 군의회의 파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예천군청 직원들은 "의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안 때문에 행정공백이 우려된다"며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꼴"이라고 비명이다.

이모(36.예천군 대심리)씨 등 주민들은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며 "다음 선거에서 기존 군의원들을 상대로 낙선운동을 펴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군의회를 통제할 시스템이 없다.

지방자치법도 선거법도 이들을 제재하는 규정이 없다.

결국 선거를 통한 심판 외에는 방법이 없다.

예천군의회를 보면 '주민소환제' 도입이 절실하다는 느낌이다.

사회2부.마경대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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