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직개편 지역정치권 '후유증'

입력 2004-08-04 11:24:16

지난달 말 단행한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당직개편을 두고 지역 정치권이 여전히 서운한 감정을 못 삭이고 있다.

특히 초선의원들의 불만이 적지않다.

이들은 "이번 당직 개편에서 대구.경북이 철저히 소외됐다"며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명규(李明奎) 의원은 "영남권 의원들이 모두 수구로 몰리고 있는 당의 현실은 문제 있는 것 아니냐"며 "현재 개혁세력이라고 불리는 의원들이 과연 개혁을 위해 뭘 했는지 따져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여 투쟁을 해야지 당내 투쟁만 일삼으며 내부 분란만 일으키는 게 개혁이냐"며 "이들을 고위당직에 대거 기용한 것은 박 대표가 크게 잘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초선의원이 기용되는 대변인에 지역 의원의 기용을 기대했지만 이는 무산된 대신 언론인 출신 대구의 곽성문(郭成文) 의원이 홍보위원장에 임명됐다.

특히 지역 중진인 이상득(李相得) 의원이 기존 외교안보 태스크포스 팀장에서 안보 및 남북관계특위위원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는 구색을 맞추기 위해 던져줬다며 반발하고 있다.

당직에 기용된 곽 의원조차 "당직인선에 특정 지도부 인사가 자기사람 채워넣기에 바빴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한 초선 의원은 "이왕에 당직을 맡은 지역 인사들은 실력으로 인정을 받아야 후발주자들이 더 많이 기용되지 않겠느냐"며 비영남권 의원들과의 발전적 경쟁을 강조했다.

곽 의원은 자금과 인력만 투입하면 즉각 선거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조직 시스템 개편 프로젝트를 만들어 금명간 박 대표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