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수업'받은 권상우(29) 대구 오다

입력 2004-08-04 09:15:39

청춘스타 권상우(29)는 부지런한 배우다.

데뷔 3년 만에 그는 벌써 다섯 번째 영화를 찍었다.

게다가 TV드라마도 총 5편에 출연했다.

워커홀릭으로까지 의심해도 마땅할 그의 필모그래피는 쉼없이 달려왔던 권상우의 행보와 매력이 빼곡히 채워졌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빨리 정상에 올라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

2일 오후 씨네시티 한일에서 만난 권상우는 예의바른 청년이란 이미지를 풍겼다.

흰 양복차림에 풋풋한 헤어스타일로 등장한 그는 신세대들의 우상답지 않게 오랜만에 만난 옛친구처럼 느껴졌다.

이런 평범하면서도 친근한 모습이 그의 매력은 아닐까. 그에게 자신의 매력을 한가지 꼽아달라고 묻자 "천진난만한 웃음과 솔직한 모습"이라고 대답했다.

'화산고'로 충무로에 첫발을 내디뎠고, '일단 뛰어'를 통해 영화란 매체를 익혔으며,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청춘스타로 부상한 뒤, '말죽거리 잔혹사'로 최고의 배우반열에 오른 권상우. 다섯 번째 영화인 '신부수업'에 대해 그는 어떻게 평가할까. "한마디로 착한 영화입니다.

요즘 폭력과 욕이 난무하는 자극적인 영화들이 판을 치는 현실에서 이런 착한 영화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어루만져줬으면 해요." 그래서 그는 "이 영화를 보고 극장문을 나서는 모든 관객들의 마음속에 따뜻함이 깃들기를 바란다"고 했다.

신학교 학생으로 열연했기에 그간 보여줬던 권상우만의 황홀한 육체를 뽐낼 수 없었는데 아쉽지 않냐는 질문을 던져봤다.

"매번 똑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잖아요. 식상함도 더할 테고. 저도 내년이면 서른입니다.

이젠 진짜 남자가 되고 싶어요. 연기 잘하는 배우로 인식되고 싶습니다.

" 강한 남자가 되고 싶다는 그의 차기작은 그동안 그가 고집했던 멜로물에서 한껏 비켜난다.

"내년 초쯤 촬영에 들어갈 계획인데요. 깡패보다 더 깡패 같은 형사로 변신합니다.

" 신인 김성수 감독의 데뷔작인 '야수는 죽어야만 한다'라는 느와르 영화라고 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권상우 팬들이 들으면 아쉬워할 만한 소식을 전한다.

결혼과 동시에 연기자 생활을 그만둘 생각이라는 것. "일과 사랑 중 하나를 택하라면 주저 없이 사랑을 택할 것입니다.

흔히 일과 사랑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 그 말을 믿지 않아요.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에 충실할 생각입니다.

아마도 35세 전엔 배우 생활을 그만두겠죠." 그는 얼마 전 '권 프란치스코'라는 세례명을 받고 천주교로 입교했다.

정욱진 penchok@imaeil.com 사진.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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