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는 대통령과 야당의 대표 사이에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생활고에 찌들린 국민들이 보기에는 불필요한 소모적인 논쟁이 아닐까.
전세계 어린이들을 사로잡은 '라이온 킹'이란 영화가 있다. 평화로운 사자의 왕국은 왕의 동생이 일으킨 쿠데타로 인하여 사자 왕은 동생 사자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되고, 왕자였던 어린 사자는 쿠데타를 일으킨 삼촌의 집요한 추적을 피해 다른 나라로 피신하여 겨우 목숨만 건진다. 왕국에 남아 있던 많은 동물들은 새로이 등극한 고약한 왕 아래에서 질식할 것 같은 죽음의 날들을 살아간다. 그런데 이웃나라로 피한 왕자 사자는 되찾아야 할 자기 왕국을 그만 잊어버리고 만다. 자신의 의무가 무엇인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려 하지도 않는다.
어느 날, 피살된 아버지의 충신이었던 원숭이가 왕자 사자를 찾아왔다. 원숭이는 왕자를 호숫가로 인도하여 호수 속을 들여다보게 했다. 그리고는 원숭이는 이렇게 말한다. "네 아버지는 지금 네 속에 살아있다." 왕자야말로 왕국을 되찾아야 할 사자 왕의 아들이요, 사자 왕의 용맹스런 피를 이어받은 백수의 왕임을 일깨워 주기 위함이었다. 왕자가 자기 정체성을 바르게 인식하게 되었을 때, 왕자의 귀에는 죽은 아버지의 음성이 들린다. "너 자신을 들여다보아라. 지금의 네 모습은 네 모습이 아니다. 너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말라." 자기가 누구인지 비로소 인식한 왕자 사자는, 그 길로 아버지의 왕국으로 되돌아가 쿠데타 군을 몰아내고 왕국의 평화를 되찾는다.
자기가 누구인지, 자기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를 바르게 인식할 때 비로소 자신에게 맡겨진 역사적인 소명을 다 할 수 있다.
송유언 대구중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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