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스승과 제자가 20년 후 다시 만나기로 한 약속(본지 7월31일자)이 지켜졌다.
1일 오전 10시 울릉중학교 교정에서는 지난 1984년 울릉중 3학년2반 담임이었던 김정호(포항 대흥중학교 교장) 선생님과 당시 까까머리 중학생이었던 제자 18명이 어엿한 성인으로 자라 약속장소에 모였다.
서울, 대구, 구미 등지에 뿔뿔이 흩어져 살던 이들 대부분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날 밤 여객선을 타고 고향에 도착해 설레는 하룻밤을 지새웠다.
일부는 가족들과 함께 찾아왔다.
이날 김 선생님은 20년 전 세월과 현재를 잇는 이색적인 1시간짜리 수업을 통해 자신이 집필한 242쪽 분량의 '20년의 약속' 단상집을 제자들에게 공개했다.
단상집에는 김 선생이 20년간 간직해온 3학년2반의 당시 학급 비상연락망, 수업 모습을 담은 특별앨범, 1번부터 46번 학생이 스스로 기록한 20년 후 '자성 예언' 모습을 기록한 자료들이 고스란히 수록돼 있다.
20년 후 내 집 마련과 함께 전자공학 박사의 꿈을 예언한 반장 박현동 학생은 왜관 성바오로 수도원의 신부로 변했고, 어릴 때 불장난이 심해 집을 절반이나 태운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던 송서섭씨는 대구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알찬 사업가로 변했다.
사랑받는 아내의 본분을 다할 것이라던 김정숙씨는 소망대로 예쁜 아들 딸을 둔 현모양처의 소박한 꿈을 이뤘다.
이날 김 선생님은 "20년전 학교 뒤뜰에 심은 느티나무의 키가 3층 학교만큼 자란 것처럼 제자들도 바른 모습으로 성장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한편 이들은 앞으로 다른 만남의 약속은 인터넷(cafe.daum.net/ ullungdo69)를 통해 연락할 것이라며 또 다른 재회를 기약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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