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 소년'에서 어엿한 공군부사관 송재용(20)군

입력 2004-08-02 13:45:03

'파출소 소년'이 공군 부사관 임용을 앞둔 '청년'으로 성장했다.

송재용(20.공군기술고교 3년)군은 4년전 오갈 데 없는 불우 청소년이 경찰의 배려로 파출소에서 공부하며 생활하고 있다는 매일신문 보도(2000년 11월 10일자)로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낮 12시 송군이 머무르고 있는 의성경찰서 안계지구대 구천치안센터 경찰관 숙소에선 푸짐한 음식상이 차려졌다.

김천시 지좌동 들꽃부녀회(회장 문금옥)가 내년 3월 공군부사관 임용을 앞둔 송군의 마지막 여름방학을 축하하기 위해 쇠고기국과 돼지고기, 명태찜, 부추전에 떡까지 마련했다.

송군과 들꽃부녀회의 인연은 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의성중학교 점곡분교 2학년이던 송군은 홀아버지 밑에서 자랐으나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으로 송군을 돌보지 않았다.

허기를 면하기 위해 동네를 돌며 밥을 훔쳐 먹었고 남의 집에 들어가 잠을 자기 일쑤였다.

이에 당시 점곡파출소 배규열 소장은 파출소 숙소를 개조해 공부방을 만들어 송군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배 경위는 이후 춘산파출소를 거쳐 안계지구대에 근무하는 지금까지 송군을 친자식처럼 돌보고 있다.

들꽃부녀회는 매일신문을 통해 송군의 딱한 사정을 접하고 점곡파출소를 찾아와 김장김치와 성금을 전달하고 매월 한차례씩 송군을 찾기로 약속했다.

이 약속은 송군이 중학교를 졸업하던 지난 2002년 2월까지 지켜졌다.

이후 송군은 진주에 있는 공군기술고교에 진학했고 지금은 일 년에 두차례 방학때마다 송군과 만나고 있다.

문금옥(49) 들꽃부녀회장은 "이렇게 훌륭히 자라 공군부사관 임용을 앞둔 재용이를 보니 대견스럽다"고 했다.

배 경위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학교생활을 충실히 한 재용이가 자랑스럽다"며 "오늘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들꽃부녀회를 비롯한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송군은 "들꽃부녀회, 배 경위를 비롯한 경찰관 아저씨들과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이만큼 성장했다"며 "부사관으로 임용되면 도와준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훌륭한 군인이 돼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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