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투자유망지역 부상 中헤이룽장성

입력 2004-08-02 09:18:08

中 '4대 경제권' 야심찬 투자계획

개혁개방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이 광저우와 상하이 등 연해지역개발과 서부지역개발프로젝트에 이어 동북3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정부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이들 지역을 '주강삼각주' 등과 함께 4대 경제권역으로 육성하겠다며 집중적인 투자계획을 밝히고 나섰다.

우리에게는 만주라는 이름으로 낯익은 지린(吉林)과 랴오닝(遼寧), 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3성'은 중국정부의 동북노후공업지구 진흥계획과 참여정부의 동북아중심국가정책이 맞물리면서 새로운 투자유망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지역은 특히 역사적, 지리적, 문화적으로 한반도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있는데다 조선족 동포들이 집중돼 있어 중국 다른 지역에 비해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이에 '21세기 한중교류협회(회장 김한규)'는 최근 헤이룽장성 정부 초청으로 하얼빈시와 무단장(牧丹江)시 등을 방문, 이들 지역에 대한 투자 등 경제, 문화'관광교류 문제를 집중 협의했다.

헤이룽장성 정부는 오는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주한중국대사관 주관으로 서울에서 '흑룡강성 주간'행사를 갖고 대대적인 투자유치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류하이셩(劉海生) 헤이룽장성 부성장은 "새로운 협력분야를 찾아 경제협력을 돈독히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헤이룽장성의 송파탕(宋法堂) 당서기는 "우리와 가까운 한국 및 일본과 러시아의 자본유치를 바라고 있다"면서 "특히 우리는 한국을 동북노후공업지구의 중점투자국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 서기는 "여기에 투자하면 러시아시장도 함께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한국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당부했다.

사실 헤이룽장성을 비롯한 동북3성은 지난 49년 중국정부수립 이후 중국중공업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지역이었으나 개혁개방 이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경제개발의 사각지대로 밀려났다.

20여년이 지나면서 헤이룽장성은 전국 공업순위 4위에서 14위로 급락했고 랴오닝성은 2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동북노후공업지구에 대한 진흥선언은 이러한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2002년 11월 열린 제16기 당 대표자회의에서 '동북지구 노후공업지대 개조 결의'를 시작으로 이 지역에 대한 개발이 시작됐다.

2003년 8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참석한 장춘(長春)회의에서 '동북진흥계획'이 공식적으로 통과됐고 올 3월 열린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2차회의에서 세부개발정책이 완성됐다.

노후공업지역진흥정책은 후진타오(胡錦濤)정권이 역점을 두고있는 균형개발정책인 셈이다.

70, 80년대가 동부연안의 시대였고 90년대가 서부대개발의 시대였다면 이제 21세기 초반은 동북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정부가 서부대개발 정책 이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동북진흥(동북지역 노후공업기지 개발)은 한마디로 낡은 공업기지를 혁신하여 금융과 정보기술(IT), 바이오 기술 등 첨단산업을 육성해 동북지역을 국가의 신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헤이룽장성은 또한 중국최대의 농업지역 중의 하나다.

그래서 중국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삼농(三農)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농업현대화를 위해 헤이룽장성 농기국은 한국의 이앙기 등 농업기계산업투자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무단장시 투자설명회에서 만난 캉쯔원(康志文) 무단장시 부시장은 "개방은 무단장시의 기본정책이고 외자유치는 중요한 발전전략"이라며 재정지원 최대화 및 모든 수속절차 간소화. 시의 행정요금 면제 등의 우대정책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방직공장에 대한 투자와 조선민속거리조성프로젝트를 설명하면서 한국의 직접 투자유치에 나섰다.

천혜의 자연환경은 헤이룽장성이 갖고있는 또다른 투자포인트였다.

중국최대의 습지와 중국최대의 화산호, 화산지대인 경박호와 오대연지가 있는데다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중국의 북극이라는 막하를 비롯해 하얼빈의 빙등축제 등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특히 지난 85년 시작된 빙등제는 매년 1월5일 시작되는 세계최대의 얼음축제로 총 사용되는 얼음량만 12만㎥가 된다고 한다.

하얼빈 빙등제가 유명한 것은 춥고 긴 겨울과 가소성이 강하고 항압력이 좋은 송화강 얼음 등 좋은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헤이룽장성 관광국(旅遊局)의 닝스민(寧士敏) 국장은 매일 한 편씩 하얼빈 태평국제공항과 인천공항 사이에 항공편이 운항되고 있다면서 한국관광객들이 보다 많이 헤이룽장성을 찾아줄 것을 당부했다.

헤이룽장성은 역사적으로도 우리나라와 적잖은 관계가 있다.

가깝게는 안중근 의사가 이등박문을 저격한 하얼빈역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고 김좌진 장군의 유적지 등 곳곳에 항일독립운동의 발자취들이 산재해 있다.

또한 발해의 발원지 역시 헤이룽장성 닝안(寧安)시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사진: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으로 유명한 하얼빈역사. 구역사옆에 신역사가 세워져있다. 역사앞에 '진흥동북공업 노후동북기지 철로 당호선행'이라고 쓴 구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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