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몸에 상처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흔적이 남아 있다면 그 때의 기억도 상처와 함께 생생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마음의 상처는 눈에 보이지는 않겠지만, 그 때의 기억은 몸의 상처보다도 훨씬 더 강하게 남는다. 때론 상처보다 그 때의 기억이 사람들을 더 아프게도 한다.
향에 불을 붙이려고 하다가 성냥에 손을 데고 말았다. 성냥 한 개비면 늘 향에 불을 붙이고도 여유가 있었는데, 성냥이 빨리 타들어 간 것인지, 불이 잘 붙지 않는 향이었는지 어쨌거나 검지 손가락에 작은 상처를 하나 얻고 말았다.
그러고 나서야 나는 향 하나만큼의 행복을 얻을 수 있었다. 서른 한 해를 살아온 내가 걸어온 자취를 돌아보면 늘 그러했다.
무엇하나 쉽게 된 적도 없었고, 얼마만큼의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만 했었다. 그래서일까 나에게는 많은 상처들이 있다.
그 때는 많이 아팠다. 그 상처의 아픔이 아물 때쯤이면 또 다른 상처가 생겼었고 또 아파했다. 그래서 크거나 작거나 행복은 내 것이 아니라고 여겼던 적도 있었다. 아픈 게 싫었고 상처를 입는 게 싫었다.
어느 날인가,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난 겨우 나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상처받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겠다.
세상의 일들이 그냥 이루어지는 게 없으나, 우리의 상처들은 우리가 얼마나 스스로를 사랑해왔으며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던가를 보여주는 증거일 것이다.
그것으로 족하다. 아무러면 어떤가? 어차피 우리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데…박준형(두류초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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