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파업이 8일째를 맞으면서 지하철이 시민들에게 '짜증철'이 되고 있다.
폭염이 계속되고 있지만 역사의 냉방시설과 에스컬레이터 가동이 중단된데다 대체 인력의 피로 누적때문에 배차 간격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등 이용객들의 불편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탓이다.
28일 오전 8시 중앙로 역사 안 대합실.
냉방기 가동이 중단된 역사 안은 바람조차 없어 역사 바깥보다 체감 온도가 오히려 더 높았다.
윤태난(56.대구 서구 평리동)씨는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는데 10분 정도 전동차를 기다리다 보면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라며 "파업 이후에는 배차 간격까지 5분에서 10여분으로 늘어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여간 고통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게다가 출퇴근 시간대에 2시간씩 가동되던 에스컬레이터조차 작동이 중단돼 노약자는 지하철 이용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김동철(29.북구 칠성동)씨는 "대구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며 "다리가 불편하지만 에스컬레이터가 가동되지 않아 대합실까지 힘겹게 내려가면 숨이 차고, 온몸이 땀에 젖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지하철공사 측은 "지하철역사가 지하에 있어 여름철에도 냉방기 가동을 자제해 왔는데 올 여름은 폭염때문에 역사 내 온도가 너무 높아 냉방기를 가동해야 하지만 냉방기 작동을 맡는 공조 담당자들이 파업에 참가, 가동이 불가능해 환기시설만 가동하고 있다"고 했다.
또 에스컬레이터도 안전요원 확보가 안돼 현재로서는 작동이 힘들다는 것.
한편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대체 인력의 피로도도 커져 안전 운행에도 어려움이 커졌다.
공사 소속 기관사 218명 전원이 파업에 참가, 비상 대체 기관사 140명으로 지하철을 운행하고 있으나 이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전동차 정비원 220명 중 46명만이 현업에 나서고 있어 파업이 더 이상 지속될 경우 운행 차질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하철 이용객도 파업 전 하루 평균 14만명 내외에서 점차 줄어들기 시작, 27일에는 올해 들어 가장 적은 12만4천명까지 떨어졌다.
지하철 공사 측은 "현재 최소한의 인력으로 지하철을 운행하고 있지만 안전 운행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러나 파업이 계속될 경우 승객들의 불편이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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