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쓰레기 거리'

입력 2004-07-27 15:24:08

동성로 일대가 밤새 쏟아지는 생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구역에서 대구백화점을 거쳐 중앙파출소에 이르는 거리 바닥에는 각종 전단지, 명함판 광고 등 종이쓰레기들이 양탄자를 깐 듯 널려있고 생활 쓰레기들이 방치되고 있는 것.

1년째 동성로조 조장을 맡고 있는 환경미화원 우재철(55)씨는 "하루 20여t 발생해 쓸어도 쓸어도 끝이 없다"며 "다른 곳보다 1, 2시간 이른 새벽 2시에 나와도 더 늦은 시간인 오전7시쯤에 마무리 작업을 한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 우씨는 "같은 면적의 다른 곳에는 환경미화원이 2, 3명이면 충분하나 동성로에는 좁은 골목골목에 10명이나 배치돼 있다"며 "하지만 주말 쓰레기를 치워야 하는 월요일 새벽에는 일손이 모자라 때때로 가족들에게 도움을 청할 지경"이라고 밝혔다.

중구에는 동성로의 광고물 쓰레기 뿐만 아니라 90만∼100만명에 이르는 유동인구로 음식쓰레기 등 각종 생활쓰레기도 다른 구에 비해 두배 이상 많이 배출되고 있다.

지난해 중구의 주민 1인당 1일 생활쓰레기 발생량은 1.21㎏으로 달서구 0.56㎏, 수성구 0.61㎏ 등에 비해 갑절가량 많았고 남구는 0.67㎏, 북구와 서구가 각 0.66㎏였다.

면적대비 쓰레기 발생량으로 보면 중구는 동구의 10배가 넘고 북구나 수성구의 4~5배 수준이나 환경미화원 수나 각종 교부금 및 예산은 구의 인구나 면적기준으로 배정돼 중구는 예산부족이 심각한데다 2005년말까지 인구감소로 현재정원 144명에서 125명으로 19명을 줄여야할 실정.

중구청 환경미화원 현장감독인 이권석(57)씨는 "동성로조 미화원들은 더 일찍 나와 일하지만 수당 한 푼 더 받는 것 없다"며 "동성로조에 편성되는 것을 서로 꺼리는 실정"이라 목청을 높였다.

박준석 중구청 청소관리담당은 "매일 100t 가량의 각종 쓰레기들이 수거된다"며 "올 상반기에도 음식물 쓰레기를 포함, 총1만3천여t이 배출됐다"고 설명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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